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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무기로 휘두르는 중국에 'K-전기차'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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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희토류 무기로 휘두르는 중국에 'K-전기차' 노심초사

끝나지 않은 美·中 간 신경전…자원 갈등 비화
희토류 80% 장악한 중국, 자원 무기화 나서나
배터리·반도체 주력인 한국, '공급 절벽' 우려

성상영 기자

기사입력 : 2021-03-10 10:36

중국 장시성 간현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AP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시성 간현의 한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경재 패권을 놓고 신경전을 지속하는 가운데 양국 간 갈등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 국내 전기자동차 산업에 불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희토류의 대미(對美)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원료와 기술 등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법을 제정하고 12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올해 1월에는 희토류 생산·수출 총량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한 '희토류 관리조례' 초안을 공개했다.

희토류는 원소 주기율표에서 57번 란타넘부터 71번 루테튬까지 15개와 스칸듐(21번), 이트륨(39번)을 더한 17종의 희귀성 광물이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배터리는 물론 군사 무기까지 두루 쓰여 산업을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원료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80%를 독점하고 있다. 희토류 최대 소비 국가 미국은 공급량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반도체 칩과 전기차용 배터리, 의약품에 희토류까지 4대 핵심 품목의 공급망을 100일간 검토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해 대미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따른 불똥이 국내 기업에 튈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미 행정부가 공급 사슬(밸류체인) 점검에 나선 반도체와 배터리는 국내 기업의 주력 생산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 관련 기업은 미·중 양국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 공장을 두고 있어 양국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가 미국 내 공장 생산에 타격을 주거나 미국이 향후 한국 기업에 중국산 희토류 수입을 줄이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국내 기업으로서는 희토류 공급 절벽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해 자원 갈등으로 비화한 미·중 간 신경전이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현대차가 공개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는 지난달 25일 국내에서 사전계약을 시작해 일주일 만에 3만 5000대 넘게 계약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도 폭발적 수요가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의 자원 무기화로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면 당장 전기차 배터리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중국은 희토류 생산량 조절을 통해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올해 상반기 희토류 채굴 상한을 8만 4000톤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수준으로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향해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희토류 채굴 상한선 조정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산업에 필수불가결한 핵심 자원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중국의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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