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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르네사스 공장 화재...車 반도체 공급 절벽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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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르네사스 공장 화재...車 반도체 공급 절벽 빠지나

조민성 기자

기사입력 : 2021-03-24 02:57

르네사스 공장의 화재로 인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공급 절벽은 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르네사스 공장의 화재로 인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공급 절벽은 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진=로이터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수습돼 재가동까지는 최소 한 달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자동차용 반도체는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파이낸셜타임즈, 닛케이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현지 시간) 자동차용 반도체의 공급망이 거의 붕괴 지경이라며 올 한 해 자동차 시장은 반도체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마저 지난해의 코로나19 사태에 못지않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도쿄 북부 이바라키현 나카에 있는 르네사스 공장의 클린룸에서 화재가 발생해 300mm 웨이퍼 생산라인 가동 중단되고 반도체 제조 장비의 약 2%가 불에 탔다.

시바타 히데토시 르네사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온라인 회견에서 "칩 공급에 막대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지만 화재를 복구하고 재가동하는 데는 최소 한 달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바타에 따르면 피해 생산라인 및 장비의 약 3분의 2가 자동차 칩 생산 부문이었다. 그는 "이 시설이 한 달 동안 가동을 중단하면 르네사스는 약 170억 엔의 매출을 잃게 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인 타격으로 인해 애플 공급사인 다이알로그를 49억 유로에 인수하는 계획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네사스는 독일의 인피니온, 네덜란드의 NXP반도체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용 반도체 메이커다.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공정기술 수준은 28나노미터 정도의 수준으로 3~5나노 공정까지 발전한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에는 못 미친다. 다시 말해 자동차용 반도체는 기술적 난이도가 낮고 이익률은 떨어진다. TSMC나 삼성이 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에 주력하는 이유다.

르네사스는 특히 자동차 전력 공급을 제어하는 MCU(마이코로콘트롤러유닛) 칩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로 르네사스는 세계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MCU만으로는 세계 최대 업체다.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는 물론 르노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르네사스에 MCU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르네사스의 공장 가동이 3개월 정도 중단됐었다. 이 때문에 자동차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았다. 그 이후 르네사스의 공급에만 의존하던 도요타, 닛산을 비롯한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모두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이번 르네사스 화재에 영향을 받은 칩의 약 3분의 2는 다른 곳에서 생산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 이은 두 번째 '르네사스 쇼크'는 6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바타는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제조업체인 대만 TSMC와 같은 주조 공장의 예비 생산 능력 부족으로 인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칩을 만들 대체 설비를 찾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르네사스는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생산을 늘렸고 TSMC에 아웃소싱됐던 자동차용 칩 일부를 화재로 손상된 제조라인으로 옮겼다. TSMC 역시 자동차 수요의 반등이 가전제품 시장 수요의 급상승과 맞물린 후 수요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도체 부족은 이미 전 세계의 자동차 생산을 둔화시켰고 스마트폰을 포함한 다른 전자 제품의 생산마저 위협하고 있다.

르네사스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도요타는 지난주 말 한파로 인한 북미 공급망 붕괴가 확산됨에 따라 체코에 있는 공장을 2주간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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