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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반도체 재고 부족, 중고차 가격 급등...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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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반도체 재고 부족, 중고차 가격 급등...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조민성 기자

기사입력 : 2021-05-10 09:25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전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전 산업에 타격을 주고 있다.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반도체는 집을 짓는데 사용하는 목재처럼 현대 소비자 제품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다만 반도체는 목재와 달리 기능적으로 다양하다. 반도체 칩마다 기능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반도체 종류는 다양하다.

인텔 등 일부 회사는 자체 칩을 제조하지만 AMD나 엔비디아 등 대부분의 회사들은 TSMC나 삼성, 르네사스 등 파운드리, 즉 계약 칩 제조업체에 생산을 의존하고 있다.

우선 실리콘 웨이퍼와 반도체 생산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의 초기 타격을 받았다. 자동차 대리점들은 문을 닫았고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라인도 스톱했다. 시간이 지나 제조업이 재개됐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부품 수주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재택이 일반화되면서 자동차 수요는 줄었지만 가전제품 수요는 급증했다. 컴퓨터, 비디오 게임기, 그리고 개인용 작업 장비와 오락 장치들의 수요는 급증했다. 원격 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의 수요도 늘었다.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칩 생산업체들은 이를 수용하기 위해 생산 일정을 조정했다. 2020년 하반기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는 최신 세대의 비디오 게임기를 출시했고 엔비디아, AMD, 인텔에서 새로운 세대의 데스크톱, 모바일 GPU와 CPU를 출시했다. 이 모두가 한정된 반도체칩 공급을 놓고 경쟁했다.

대규모 물류 운영을 지원하는 데이터 센터부터 지게차까지 모든 것이 반도체를 필요로 했다. 수주가 줄어든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할 여지는 없었다. 반도체 업체의 생산라인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은 현격히 줄어들었다.

규제가 풀리고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가면서 자동차 쇼핑객들이 돌아왔다. 자동차 수요가 가열되고 있었지만 반도체 공급은 바닥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으로 라인을 돌릴 여유는 없었다.

올들어서는 합병증 수준으로 공급망이 흔들린다. 지난 3월 자동차 분야의 3위 반도체 공급업체인 르네사스에서는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칩 생산이 중단됐다. 르네사스는 4월 중순부터 생산을 재개했지만 3분기까지는 완전 가동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칩 생산은 최종 조립까지 최대 두 달의 리드타임이 있는데, 이는 르네사스의 공급이 최종 고객에게 도달하기까지 8월이나 9월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차 공급이 막히자 중고차 가격도 덩달아 급등하는 현상마저 보인다.

강력한 경제 회복의 조짐으로 일어나고 있는 소비재 전반에 대한 수요 증가도 반도체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 이제 반도체 부족은 자동차를 넘어 기계, 전자 산업 등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모든 것이 세금 납부 계절에 임박해 발생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이 시기는 자동차 딜러들에게 연중 바쁜 시기이다. 미국인들은 세금 환급금을 새 차와 트럭 구매 계약금으로 쓴다. 소비자들이 자녀를 위해 컴퓨터나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사 주는 것도 이 시기다. 쏟아지는 돈, 급증하는 수요 등 여러 요인이 겹쳐 수요는 늘고 있는데 반도체 때문에 여러 산업계에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상황’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TSMC는 6월 말까지는 고객의 최소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시장이 정상화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와 산업계의 로비단체들이 반도체 제조회사들을 압박해 생산을 증가시키려 하고 있지만 소용이 없다. 증산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대표적인 산업이 반도체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 등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수 년 후에나 가능한 일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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