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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카메라에 만 의존' 선언 후 거센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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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테슬라, '카메라에 만 의존' 선언 후 거센 후폭풍

이혜영 기자

기사입력 : 2021-05-28 17:10

지난 27일(현지시간) 이후 생산된 테슬라 모델3에 대한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권장 안전 기술 표시. 전부 해당하지 않는다고 표시돼 있다 사진=NHTSA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7일(현지시간) 이후 생산된 테슬라 모델3에 대한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권장 안전 기술 표시. 전부 해당하지 않는다고 표시돼 있다 사진=NHTSA
테슬라가 이달부터 북미 시장에서 출고되는 모델3과 모델Y에서 레이더 센서를 완전히 빼기로 결정하자, 즉 카메라 기반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하자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미 교통당국이 그동안 인정했던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의 기술력마저 재평가하고 나섰고 소비자단체도 해당 모델을 권장 차종 목록에서 삭제하고 나섰다. 테슬라 전기차의 안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테슬라가 이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7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신차 안전도 평가 업데이트에서 지난 27일 이후 생산된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에 '권장 안전 기술(recommended safe technology)'이 모두 없다고 표시했다.

◇美 NHTSA, 모델3·모델Y 안전 등급 하향조정


권장 안전 기술 표시는 NHTSA의 신차평가프로그램의 일부로 미국에서 나오는 모든 신차에 적용된 최첨단 안전 기술을 평가해 부여하는 것으로 전방 추돌 경보, 차선 이탈 경보, 충돌 긴급 제동, 다이나믹 브레이크 지원 등 네가지 항목으로 평가를 한다.

신차평가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정면 충돌, 측면 충돌, 전복 시험 결과를 별 5개 등급으로 평가하는 신차 안전도 평가 시스템이다. 여기에다 권장 안전 기술 적용 여부를 추가로 평가해 NHTSA에서 제조업체들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

지금까지 모델이나 연식에 따라 전부 표시를 획득한 적도 있고 일부 획득한 적도 있으나 전부 없다는 평가를 받은 테슬라 모델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슬라가 앞으로 출고되는 모델3과 모델Y부터 레이더 센서를 빼고 카메라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모델3와 모델Y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계기로 미 교통당국에서는 해당 모델의 기술적인 안전 등급을 대거 하향조정한 셈이다.

다만 권장 안전 기술을 인정받지 못한 두 신규 모델도 정면 충돌, 측면 충돌, 전복 시험에서는 별 5개를 여전히 획득했다.

◇컨슈머리포트, 테슬라 모델3 ‘최고의 차’ 명단서 제외


테슬라의 이번 발표에 대한 우려가 교통당국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유력 소비자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최고의 자동차(Top Pick) 목록에서 모델3를 제외키로 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프리드먼 컨슈머리포트 부사장은 “(첨단) 안전 기술이 적용됐을 것으로 기대하고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진 차가 막상 그렇지 않다면 소비자들의 인식은 크게 뒤바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역시 테슬라 모델3에 부여해온 ‘TOP SAFETY PICK +’ 등급을 거둬들인다고 발표했다. 이 등급은 IIHS가 부여하는 최고 수준의 안전등급이다.

◇테슬라 자율주행 등급 뒤로 후퇴하나

테슬라가 그나마 그동안 인정받았던 자율주행 기술 등급마저 후퇴할 가능성이 예견되고 있다.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 가운데 핵심은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주변 환경 인식 시스템이다.

구글 게열사 웨이모를 비롯해 대다수의 자율주행차 개발업체들은 주로 라이다(LiDAR), 레이더(Radar), 카메라 등 세가지 장치를 이용해 차량의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방식이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테슬라는 레이더 기술을 일부 적용했지만 주로 카메라에 의존해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기술을 써왔는데 이번에는 일부 모델을 대상으로 레이더마저 아예 없애기로 한 것.

특히 고가 제품인 라이다 대신에 카메라 기술을 확대한 활용한 것은 생산원가 절감 차원에서 테슬라의 경쟁력을 높여준 측면이 강하지만 기술력 차원에서는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이 라이다에 기반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따라갈 수 없다는게 관련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테슬라는 100% 카메라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은 북미 시장 외에서 출하되는 전기차는 해당되지 않으며 이로 인해 발생할 단점은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소해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이 이를 얼마나 수용할지는 지켜볼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보조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을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으로 진화시켰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의 이번 조치는 카메라 기술에 기반했다는 한계를 지적받고 있는데다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없이 알아서 목적지까지 주행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구현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업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테슬라뿐 아니라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하는 모든 업체들이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 기술은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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