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울산시 북구가 9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정책 공유 간담회를 열고 자동차산업 미래차 전환에 따른 노동정책 수립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마다 여름철이 되면 홍역을 치르는 자동차 업계 하투(夏鬪:여름철 노동계 연대투쟁)는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노사협상 난항으로 올해에도 파업이 예상돼 하반기 예정된 신차 출시와 출고 지연 등 여러 문제점이 예상됐지만 지난 20일 잠정 합의에 도달해 급한 불은 껐다. 그러나 노사갈등의 불씨가 아직 남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현대차의 잠정합의와 관련해 다른 완성차 업계의 해보는 어떻게 이어질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대차·기아,같은 지붕 아래 상반된 모습 보여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에 무분규 잠정 합의하는 데 성공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기아는 아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7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7만5000 원(호봉 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200%+350만 원, 품질향상과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 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 연속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20만 원 상당),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10만 원 지급 등을 담았다.
그러나 현대차는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노조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3년 연속 무분규 잠정 합의에 들어가 하반기 신차 출시와 출고 염려의 불안을 잠재웠다. 이는 2009∼2011년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 노사는 또 올해 잠정합의안에 자동차 산업 격변기 속 미래 준비와 고용 안정을 위한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을 넣어 의미를 더했다. 이 특별협약은 전동화와 신사업 전환기 글로벌 생존 경쟁에 대응해 국내 공장·연구소가 선도 기지 역할을 지속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고용 안정 확보, 부품 협력사 상생 실천, 고객·국민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잠정합의안은 27일 열리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올해 임단협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한편 기아 노조는 20일 소하리공장 본관에서 열린 8차 본교섭에서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9만9000 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급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정년 연장(최대 만 65세), 노동 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을 요구하지만 사측은 별도 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