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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모기업 中지리차, M&A·제휴로 유럽 자동차 업체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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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볼보 모기업 中지리차, M&A·제휴로 유럽 자동차 업체 장악

지리차, 2010년 볼보차 인수후 승승장구
최근 르노그룹과 손잡아 친환경차 개발

김정희 기자

기사입력 : 2021-08-15 18:54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 지리자동차 로고. 사진=지리자동차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 지리자동차 로고. 사진=지리자동차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기업 지리(吉利·Geely)자동차가 최근 유럽 주요 자동차를 인수하거나 제휴를 맺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유럽 자동차 회사 브랜드를 달았어도 중국 지리차라고 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지라차는 2010년 스웨덴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볼보', 2017년 영국 런던의 상징인 ‘블랙캡’(런던 택시 기업)을 잇따라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독일 자동차그룹 다임러의 최대 주주로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리차는 특히 인수한 볼보 기술력을 활용해 '품질이 조악하고 값싼 자동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글로벌 자동차 기업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사업 비전도 내놓고 있다.

◇中지리차, 볼보인수로 기업 브랜드 가치 높인다

지리차가 볼보가 인수한 것은 지난 2010년이다. 당시 지리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물론 중국 내에서도 이름조차 변변히 알려지지 않은 삼류 기업이었다. 제품 경쟁력이 약한 것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도 열악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리차가 미국 자동차 포드로부터 약 2조 원에 달하는 거금을 주고 볼보를 인수한 것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큰 화제가 됐다. 볼보그룹은 승용차 브랜드 볼보차를 1999년 미국 포드에 매각했고 이후 포드는 2010년 볼보를 지리차에 팔았다.

지리차는 볼보의 지적재산권을 볼보에 두고, 볼보는 볼보가 직접 경영한다는 약속을 하고 인수에 성공했다. 이후 지리차는 볼보에 5년간 12조 원을 투자해 현재 볼보의 글로벌 위상 구축에 도움을 줬다.

볼보는 올해 상반기 세계 판매량이 38만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증가한 것이다. 이와 같은 판매량은 포드가 볼보를 지리차에 매각하기 직전인 2009년 판매량 33만대를 훌쩍 넘는 수치다.

볼보는 한국 소비자에게도 친숙하다. 이를 보여주듯 볼보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7629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17% 증가했다.

이런 볼보의 강세에 힘입어 지리차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지리차 고급 브랜드 '링크앤코'. 사진=링크앤코 유튜브 공식영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지리차 고급 브랜드 '링크앤코'. 사진=링크앤코 유튜브 공식영상 캡처

◇지리차, 獨벤츠 최대 주주된 후 佛르노와 협력…글로벌 제휴망 넓힌다

지리차는 볼보에서 그치지 않고 독일· 프랑스 명차 브랜드로 눈을 돌리는 등 글로벌 제휴망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지리차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의 최대 주주로 우뚝 섰다. 지리차는 2018년 벤츠 브랜드를 소유한 다임러 지분 9.7%를 90억 달러(약 9조7000억 원)에 매입해 당시 최대 주주 쿠웨이트 국부펀드를 제치고 1대 주주가 됐다.

지리차는 또 프랑스 유명 자동차 브랜드 르노그룹과 친환경 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 이에 따라 르노그룹과 손잡은 르노삼성자동차도 첨단 친환경차 기술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지리차와 르노그룹은 장기 전략 파트너십을 맺고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은 물론 한국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합작사는 중국시장에서 르노 브랜드로 하이브리드 승용차를 출시하고 한국시장에서는 르노삼성 주도로 '링크앤코'의 친환경 차량을 선보이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링크앤코는 지리 자동차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볼보와 합작으로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처럼 지리차는 볼보에 이어 벤츠와 제휴를 넓혀 중국 자동차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한편 지리차는 지난해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 지분 51%, 말레이시아 국민차 회사 '프로톤' 지분 49.9%를 사들인 데 이어 볼보 트럭·버스 지분 일부도 인수했다. 이와 함께 지리차는 미국 플라잉 카(하늘을 나는 자동차) 스타트업 '테라푸지아'도 사들이는 등 사업 영토 확장과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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