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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GM 전기차 배터리 밀월관계는 2001년 CDMA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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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GM 전기차 배터리 밀월관계는 2001년 CDMA에서 시작됐다

2001년 버라이존 소개로 GM 자회사 온스타에 네트워크 서비스 제공
LG-GM 본사 사업 협력으로 확대하며 LG 배터리·디스플레이 소개

채명석 기자

기사입력 : 2022-01-30 12:17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그룹이 탈 내연기관을 선언하고 전기자동차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밀월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간 협업의 시작은 2001년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 2세대 이동통신서비스였다.

하고 있는 거대한 사업 기회를 간파한 이가 있었다. 당시 AV해외영업 수석부장을 맡고 있던 김기완 전 LG전자 부사장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자서전 ‘나의 꿈에 국경은 없다’에 LG와 GM과의 첫 만남을 언급한 대목이 있다.

2001년 어느 봄날, 황운광 당시 CDMA OBU장이 미국 이동통신서비스 업체 버라이즌 구매 담당 부사장으로부터 받은 이메일을 받았다. 김 부사장에게 전달했다. 버라이즌은 당시 CDMA 방식의 이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LG와 협력을 맺고 있었는데, 자사 고객사 온스타(Onstar)가 LG와 미팅을 갖고 싶어 한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이다.

이 무렵 버라이즌은 LG CDMA 휴대폰을 대량 구매했고, LG전자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였다. 버라이즌은 GM의 자회사 온스타에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온스타는 모토로라 헤드 유닛 기기에 버라이즌 통신 서비스를 얹어서 GM 차량 구매자들에게 차량용 무선 서비스인 텔레메틱스(Telemetics)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었다. 그런데 LG전자 하드웨어 제품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버라이즌은 자사 네트워크 서비스 고객인 온스타에 모토로라 제품만 고집하지 말고 LG 제품도 한번 적용해보라고 제안했다. 쳇 후버 온스타 CEO(최고경영자)는 이를 받아들이고 LG와 미팅을 갖고 싶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버라이즌고의 대화 창구였던 CDMA OBU장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김 부사장은 이메일을 읽자마자 즉식 팀을 꾸렸고, 쳇 후버 CEO에게 3일 뒤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GM 본사(온스타도 같은 건물에 있음)에서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이어 미팅이 성사되었다. LG전자와 온스타는 디트로이트에서의 첫 미팅부터 의기투합하여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양사 관계자는 거의 매주 디트로이트를 방문했고 온스타 멤버들도 한 달에 두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첫 모델 ‘Gen 6’ 300만 대 오더를 수주했고, 이후 G10까지 수주했다.

온스타와의 협력을 계기로, 김 전 부사장은 릭 웨그너 GM CEO와 두 차례 만날 기회를 얻었다. 창 밖으로 미시간 호수의 정경이 보이는 GM 본사 꼭대기의 VIP 식당에서 만찬 시간도 가졌다. 김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LG디스플레이 LCD(액정화면) 패널과 LG화학의 배터리를 소개했다. 그리고 GM의 구매 총괄인 보 앤더스의 방한을 성사시켜 LG그룹 차원에서 GM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GM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었다.

김 부사장은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GM과 온스타가 우리 팀을 가장 높이 평가한 부분이 ‘빠른 실행(Fast Execution)’이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좀 부족한 것이 있어도 ‘할 수 있다’, ‘해낼 수 있다’는 정신력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는 것이다. GM과 온스타 멤버들은 LG와 함께 일하면서 한국말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는데, 그들이 제일 먼저 배운 세 가지 한국어 표현이 “할 수 있다”, “해낼 수 있다”, “빨리빨리”였다고 했다.

20여 년이 흐른 현재 LG와 GM의 협력 관계는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서 개최한 투자 발표 행사를 통해 GM과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의 제3 합작공장 설립 계획을 밝혔다. 총 투자액은 3조원(26억달러)이며 2024년 하반기 준공 예정이다.

신규 공장은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5년 1단계 양산을 시작한다. 연간 생산 규모 50GWh로 미국 내 단일 공장 중 가장 큰 공장이다. 얼티엄 셀즈는 오하이오주에 제1공장(35GWh), 테네시주에 제2공장(35GWh)을 건설 중이다. 제1공장은 올해, 제2공장은 2023년 양산을 시작한다. 양사는 두 공장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며 향후 제3공장을 포함해 2025년이면 연간 12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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