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알파벳 N처럼 보이는 가파른 시케인으로 유명한 독일의 뉘르부르크링 서킷 모습. 사진=현대차
세계 완성차 브랜드는 예전부터 제품군을 확대하며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소형에서부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생산하는 제품은 비슷했지만, 각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는 각기 달랐다. 어떤 브랜드는 부드러움을, 또 어떤 브랜드는 기술을 뽐내기도 했다.
이 중에서도 '고성능 모델'은 따로 서브 브랜드가 있을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벤츠는 AMG, BMW는 M, 아우디는 RS, 토요타는 GR, 캐딜락은 V 등을 내세웠다.
이들보다는 늦었지만, 현대차는 'N'을 출범시키며 이 흐름에 합류했다. 그런 N이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N은 지난 2012년 현대차의 남양연구소에서 고성능차량 개발을 위한 연구팀을 꾸린 것을 시작으로 한다. 같은 해 현대차는 파리모터쇼에서 i20 WRC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월드랠리챔피언십 제조사 부문 참가를 발표했다. 12월에는 유럽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를 설립하며 본격 고성능 브랜드로서 출발을 알렸다.
2013년에는 2014 월드랠리챔피언십 참여용 모델 i20 WRC를 통해 N 로고를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처음 출전한 몬테카를로 랠리에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후 독일 랠리에서는 첫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현대차는 인력을 보강하며 고성능 모델 개발에도 힘을 줬다. 2012년 12월 BMW에서 고성능차량 개발을 이끌었던 알버트 비어만이 시험·고성능차량 담당 부사장으로 합류했고 2015년에는 전 벤츠 AMG 기술자인 클라우스 코스터를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 고성능차량개발실 이사로 영입했다. 2018년 3월에는 BMW와 BMW 고성능 차 M 브랜드에서 30년간 재직한 전문가인 토마스 쉬미에라도 팀에 들어왔다.
비어만 부사장과 코스터 이사가 N과 관련된 연구개발 활동을 확대해나갔다면, 쉬미에라 부사장은 제품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비즈니스 추진 방향을 제시하고 고성능 브랜드 확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다음 해에 출시된 두 번째 고성능 모델인 벨로스터 N도 미국 기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현대차가 단순히 흥미로 N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회사는 이에 그치지 않고 제품군을 확장하며 벤츠 AMG, BMW M 등에 버금가는 고성능 모델을 갖추기 시작했다. 이후 현대차는 i20 N, 아반떼 N, 코나 N 등을 연이어 출시했으며, 일반 소비자들도 N이 가지고 있는 스포티한 감성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N라인도 선보였다. N라인의 대표모델로는 아반떼 N라인, 투싼 N라인, 쏘나타 N라인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