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후변화가 몸소 느껴진다. 1년에 절반은 방한내의를 입게 됐는데, 단순히 노화로 치부해야 할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원인규명 의지가 더 굳어진 것도 사실이다. 환경보호를 위해 모두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다른 산업은 일단 접어두고 자동차 산업에서는 최대 관심사인 전기차가 열일하고 있다. 그런데 전기차가 그렇게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생산 과정에서, 또 에너지 보존 법칙에 따른 한계 때문이다. 전기차도 화석연료로 생산해내는 전기를 사용한다는 기초적 이론에 입각한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는 ‘수소’라는 솔루션을 하나 더 꺼내놨다. 지금의 수소차 원리는 수소(H)를 연료전지(FC)에 통과시키면 산소(O)와 결합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이후 물(H₂O)만을 배출하게 된다. 이때 생긴 전기로 바꾸고 모터를 돌린다. 매우 간단한 논리다.
그런데 왜 아직 다들 수소차 하나 없나? 결국, 비용 대비 효용성 문제다. 싸고 좋지만 조금 더러운 화석연료가 고갈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일이다. 최근, 이달 12일 BMW는 으쌰으쌰 하겠다는 수소차 iX5를 가져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승회를 열었다. 초청 못 받아서 투덜대는 건 아니지만, 직접 타본다고 생각이 달라졌을 것 같지도 않다. 기사를 통해 이 모습을 보니 예전에 똑같은 행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BMW코리아는 지난 2008년 하이드로젠7이라고 하는 수소차를 가져와 희망 고문을 시작했다. 전문가, 정계, 유명인사들까지 불러다 태워줬고, 신문을 도배했다. 당시, 수소차 기술은 실로 놀라웠다. 직접 BMW 수소차를 탔던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BMW 하이드로젠7을 바라보면 10년 뒤 누구나 탈 수 있는 수소차는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고 말했었다.
기자도 당시 BMW 하이드로젠7을 타봤다. 하루빨리 나와주기를 바랐다. 특히 BMW 관계자가 나와 배기구에서 나오는 물을 직접 받아 마시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때는 모두가 감동했을 것이다. 그 관계자는 양산 준비가 거의 다 됐다고 했었다. 그리고 15년을 기다렸다. 도대체 출시는 언제 되나? 퍼포먼스는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다. 물론, 배기구가 있고 없고의 기술적 차이가 있음은 안다. 하지만 이제 뭔가 그림이 잡히지 않는다. ‘펀드라이빙’에 속아 괜스레 보조금 걱정만 하게 되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