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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 ‘무어의 법칙’ 진입.. 토요타, ‘제2의 노키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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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자동차산업 ‘무어의 법칙’ 진입.. 토요타, ‘제2의 노키아’ 될 수 있다

가솔린과 수소차에 매달려 전기차 시대에 역행
자동차 1위 기업 토요타, 테슬라보다 시총서 뒤져
화웨이 등 기술 기업, 기존 제조업체보다 경쟁우위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4-05-01 10:02

[글로벌모터즈 이정태 기자] 차이나데일리는 30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시 인민정부 자문실과 클라우드 리버 도시연구소와 공동으로 ‘위기인가 기회인가: 전기차 경쟁의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라는 장문의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변화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 환경을 탐구하는 이 보고서는 토요타와 같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가 직면한 과제와 신흥 기업의 장점을 분석하고 업계의 미래 발전에 대한 통찰력을 제시했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 사진=토요타

탄소 감축 정책에 EV 판매량 급증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탄소 감축을 위한 정책이 강화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휘발유 자동차 판매 금지에 나서고 있다. 이는 신에너지 자동차에 활력을 불어넣어 자동차 산업에 전기화의 물결을 촉발시켰다. 클린테크니카(Clean Technica)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전기자동차(EV)는 1369만대가 판매돼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16%를 차지했다.

그러나 EU는 최근 정책 방향을 ‘유턴’, 2035년까지 휘발유차 판매 금지를 해제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30년까지 전기차만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그리고 애플은 자동차 연구 개발에 대한 10년간의 투자를 철회했다. 이러한 ‘놀라운 움직임’은 중국과 해외 각국 모두에서 논의를 불러왔다.

특히 전기차에 대한 토요타의 입장이 큰 주목을 받았다.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은 전기차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지난 1월 그는 배터리 전기차가 최대 3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고 나머지 70%는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 연료연소 자동차가 차지할 것이라고 대담하게 밝혔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X(이전 트위터)에 ‘동의하지 않음’을 표명했다.

토요타는 2023년에 1억1233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4년 연속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순수 전기차는 10만4000대만 팔아 전체 판매량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이는 일본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차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EV, 자동차 산업을 변화시킨다


중국, 유럽, 미국은 3대 전기차 시장이다. 2023년 기준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 세계의 63.5%, 유럽은 21%, 북미는 10%를 차지했다. 일본은 자동차 판매량 기준으로 최대 자동차 제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1%에 불과했다.

2023년 기준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는 BYD이고, 테슬라가 그 뒤를 이었다. 두 자동차 제조사를 합치면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34.2%가 된다. 전 세계 상위 20개 EV 제조업체 중 중국 기업이 10개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중국은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이 됐다. 토요타는 처음으로 EV 제조사 상위 20위 안에 들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1.1%에 그쳤다.

테슬라는 자동차 판매에서는 토요타에 밀렸지만, 주식시장에서는 토요타를 비롯한 다른 전통의 자동차 제조사들을 앞지르는 성과를 냈다. 2023년 10월 현재, 전 세계 62개 대형 상장 자동차 제조사의 총 시가총액은 2조2100억달러(한화 3000조원)였다. 특히,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7825억달러(한화 1000조원)로 시가총액 2위의 토요타보다 230%나 많았다. 테슬라와 3위 BYD를 합치면 62개 회사 전체 가치의 41.4%를 차지하며, 이는 투자자들이 EV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BYD 유럽 전무이사 마이클 슈가 지난 3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전기차 공시 출시 행사에서 연설 하고 있다. 사진=BYD이미지 확대보기
BYD 유럽 전무이사 마이클 슈가 지난 3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전기차 공시 출시 행사에서 연설 하고 있다. 사진=BYD

하이브리드, 배터리?.. 토요타의 선택


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의 회계연도 동안 토요타의 판매 수익은 37조1500억엔(한화 327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익은 2조7300억엔(한화 24조원)으로 감소했다. 토요타 이익의 약 70%는 일본 시장에서 나오며, 일본 시장은 전체 자동차 판매의 23.5%에 불과하다. 이는 도요타가 글로벌 판매 선두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거대 기업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은 국내 시장임을 보여준다.

가솔린 차량은 여전히 ​​일본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2023년 일본의 전기차 판매량은 8만9000대로 자동차 판매량의 2.2%에 그쳤다. 휘발유차의 선두주자인 토요타는 현지 시장에서 거점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EV를 경시하고, 일본 정부의 EV 정책 도입 노력을 방해했습니다. 2021년 9월 일본자동차공업협회 기자회견에서 도요다 아키오는 일본 정부가 탄소 중립을 위한 EV 중심 정책을 시행한다면 일본은 2030년까지 550만개의 일자리와 800만대의 차량 생산량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더딘 EV 채택’은 토요타 탓


흥미롭게도 토요타는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채택한 최초의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였다. 하지만 토요타는 배터리 전기차 대신 수소차를 우선시했다.

토요타는 1992년부터 수소차 개발을 시작했다. 일본 정부와 토요타는 모두 연료전지 차량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으며, 연료전지 차량 개발을 미래 자동차 개발의 경로로 여겼다. 토요타는 수소연료전지 관련 전 세계 특허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토요타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인 미라이(Mirai)를 출시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과 부족한 수소 충전 인프라로 인해 매출 성장은 부진했다. 2023년 7월 기준 일본 내 연료전지차 누적 판매량은 8283대에 불과하다.

수소차의 느린 도입과 EV의 급속한 성장은 토요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도요다 아키오의 ‘EV에 대한 반발’은 토요타에게 더 많은 시간을 벌려는 시도일 수 있지만, 회사는 변화 따르지 못해 무너진 ‘노키아 순간’에 직면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중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전동화의 미래’에 대해 공개 비관적 견해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토요타는 2026년까지 순수 전기 모델 10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EV 산업의 판도를 바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전고체 배터리는 충전 시간이 짧고, 무게가 가벼우며, 주행 거리가 더 길다. 토요타는 2027~2028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양산과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토요타는 이러한 배터리 연구개발을 위해 최대 1178억엔(한화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정부 보조금을 확보했다.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생산 일정을 반복적으로 연기해 왔다. 토요타는 배터리 제조사인 프로로지움 테크놀로지(ProLogium Technology)가 지난 2월 세계 최초의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을 발표했고, 지난 4월 광저우 자동차 그룹(Guangzhou Automobile Group)이 2026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통합을 발표하면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MIRAI(미라이)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MIRAI(미라이) 사진=토요타

전기차 산업의 3대 혁명


2010년 도쿄경제대학교 교수 쥬 무찌(Zhou Muzhi)는 신화통신 글로벌 매거진에 게재된 기사 ‘토요타의 진정한 위기’에서 토요타가 EV 개발에 직면한 어려움을 지적했다.

이 기사는 토요타의 두 가지 위기를 예측했다. 첫째, 토요타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부족했다. 둘째, EV는 내연기관이 필요 없기 때문에 자동차 부품의 3분의 1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토요타는 엔진 관련 이점을 잃을 뿐만 아니라 엔진 공급업체와 엔지니어에게 부담을 안겨줄 것이라고 했다.

쥬 교수는 반면 기사에서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 신규 업체들은 부담감이 전혀 없고, 과거에는 자동차를 생산하지도 않았던 업체들이 많다. 토요타의 도전은 순전히 기술적인 것만은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다”라고 했다. 또 “오래된 산업 환경과 생산 모델에서 정점에 도달한 토요타는 테슬라와 BYD와 같은 신흥 경쟁업체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기사에서 쥬 교수는 자동차 산업에서 EV가 촉발한 세 가지 혁명을 강조했다.

첫 번째는 에너지 혁명이다. 전기 자동차는 휘발유 자동차를 대체했을 뿐만 아니라 재생 에너지와의 통합을 가능하게 하여 탄소 중립에 기여했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AI) 혁명이다. 전기자동차는 업계의 연결성과 지능을 강화했다. 투자자들에게 자율주행 분야에서 테슬라의 가치는 전기차 생산 가치를 능가하기도 한다.

세 번째는 제조 혁명입니다. 포드가 조립 라인을 도입한 이후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공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연기관이 필요 없고 자동차 부품의 3분의 1을 줄이는 전기차의 등장과 테슬라 등 기업이 주도하는 생산 공정의 발전으로 자동차 제조 공정은 변혁을 겪고 있다.

샤오미 전기자동차 SU7이미지 확대보기
샤오미 전기자동차 SU7

자동차 산업, ‘무어의 법칙 시대’로 진입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가 2023년 4월 발표한 ‘글로벌 전기자동차 전망(Global Electric Vehicle Outlook)’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4000만대를 돌파하고, 전기차 판매 점유율은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V의 급속한 발전은 자동차 산업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시한다. 다양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EV 시장에서의 입지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반면, 일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는 여전히 가솔린 차량에 전념하고 있으며, 심지어 전기 자동차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하기도 한다.

지능형 운전의 미래를 향한 경쟁에서 테슬라, 화웨이, 샤오미 및 기타 기술 기업들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는 최신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을 공개하고, 올해 8월까지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통신 및 AI 분야의 선두주자인 화웨이와 샤오미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이 EV 시장에 진입하여 업계를 ‘스마트 모빌리티’ 방향으로 더욱 밀어붙이고 있다.

1965년 처음 제안된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칩의 트랜지스터 수가 약 18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나고, 반도체 가격은 절반으로 감소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칙은 다양한 영역에 걸쳐 전례 없는 기술 발전을 주도했다. 쥬 교수는 이 급속한 발전의 시대를 ‘무어의 법칙 중심 시대’로 정의한다.

쥬 교수는 전자 산업이 최초로 무어의 법칙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고 말했다. AI의 부상과 자동차와의 통합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은 이제 무어의 법칙을 기반으로 하는 부문이 되었다. 자동차 부문의 경쟁 역학은 근본적으로 변화했으며, 이러한 변화의 시대를 주도하는 것은 혁신적인 기술 기업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는 이러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성장하기 위해 ‘무어의 법칙 중심 산업의 논리’를 파악해야 한다.


이정태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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