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터즈

글로벌모터즈

전기차가 이룬 ‘중국몽’.. BYD가 해냈다

메뉴
0 공유

기획·이슈

전기차가 이룬 ‘중국몽’.. BYD가 해냈다

'쌀농사 집안‘ 왕촨푸 CEO, 사촌과 회사 설립
머스크 테슬라 CEO “그저 그런 회사” 비웃음
배터리 자체 생산, 테슬라의 최대 라이벌 성장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4-05-16 16:17

[글로벌모터즈 이정태 기자] 미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BYD. 이 BYD를 중심으로 한 중국 전기자동차(EV)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자, 미국이 관세를 100%로 4배나 올렸다.

중국 전기차 기업 BYD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23년 4분기 기준, BYD는 전 세계적으로52만5609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테슬라(48만4507대)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부분에서 처음으로 세계 1위는 내줬다.

아직 미국에서는 BYD 자동차를 볼 수 없더라도 이 회사는 중국과 다른 지역에서 가성비 높은 전기차 브랜드를 구축했다. 지난주에는 테슬라가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내놓자 샤크(Shark)를 발표하기도 했다.

다음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보다 전기차를 더 많이 팔 수 있음을 입증한 회사의 이야기이다 .

왕촨푸(Wang Chuanfu) BYD CEO 사진=유튜브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왕촨푸(Wang Chuanfu) BYD CEO 사진=유튜브 캡처
왕촨푸(Wang Chuanfu)와 그의 사촌은 1995년에 BYD를 설립했다. 당시 29세의 정부 연구원인 왕은 쌀농사를 짓는 집안 출신이었다. 그는 대학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뒤, 선전의 경제특구로 이사하여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의 ‘YD’는 원래 회사가 있던 선전의 야디(Yadi) 마을에서 유래했다. ‘B’는 나중에 홍보용으로 추가됐다. 왕은 인터뷰에서 “BYD라는 이름이 특별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왕은 이후 ‘Build Your Dreams’라는 슬로건으로 진화 시켰다. 회사는 ‘Bring Your Dollars’라는 또 다른 별명을 얻었다.

BYD는 원래 휴대폰 배터리 제조업체였다.


BYD의 원래 사업은 자동차가 아니였다. 휴대폰 배터리였다. BYD는 더 ‘저렴한 대안’을 내세우며 일본의 기존 공급업체인 토요타와 소니에 도전했습니다. 2002년까지 모토롤라, 노키아, 소니 에릭슨 그리고 삼성 등 스마트폰 업체는 모두 BYD 배터리를 사용했다.

2003년부터 자동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BYD가 방산업체인 노린코(Norinco)의 계열사로 망해가는 국영 자동차 제조업체인 시안친촨(Xi'an Tsinchuan)을 인수한 후 자동차 사업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BYD의 첫번째 자동차 F3 사진=유튜브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BYD의 첫번째 자동차 F3 사진=유튜브 캡처

2005년 첫 번째 자동차를 출시했다.


BYD가 만든 F3는 토요타 코롤라와 유사한 소형 세단이었다. 당시 가격은 약 5850달러(한화 780만원)에 판매됐다.

억만장자 투자자 워렌 버핏은 일찍부터 BYD에 관심을 보인 유명 인사 중 한 명이었다. 중국의 급성장하는 자동차 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버핏은 BYD 본사를 방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버크셔 해서웨이의 거물이 그곳에 있는 동안 왕 CEO가 배터리가 얼마나 깨끗한지 증명하기 위해 배터리 액을 한 모금 마셨다고 보도했다. 버핏은 이에 깊은 감명을 받아 회사 지분 25%를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왕은 그 제안을 거절했지만 버핏은 단념하지 않았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8년 BYD 지분 10%를 2억3200만달러(한화 3100억원)에 인수했다.

첫 번째 전기 자동차는 일론 머스크로부터 비웃음을 받았다.


BYD는 2010년에 최초의 완전 전기자동차인 E6를 선보였다. 중국 정부 보조금의 혜택을 받아 일본 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감동받은 것은 아니었다. 일론 머스크 테스라 CEO는 2011년 인터뷰에서 BYD를 테슬라의 심각한 경쟁자로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웃었다.

머스크는 “그 사람들 차 본 적 있어요?”라고 물었다. 그는 “그들이 좋은 제품을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별히 매력적이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그다지 강하지도 않다”고 했다.

BYD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BYD를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거물로 만들었다.

BYD는 2010년대 중국 최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2012년에 출시된 퀸(Qin)으로,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동차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이것이 BYD를 유명하게 만든 유일한 제품은 아니었다. 하이브리드 SUV인 탕(Tang)을 출시했으며, 다임러 AG(현 메르세데스-벤츠)와 제휴하여 덴자(Denza) 라인을 만들었다.

BYD는 테슬라로부터 ‘EV 왕관’을 잠시 가져갔다.


2023년 4분기 매출의 대부분이 중국 시장에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BYD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내며 전 세계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판매자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약 1만달러(한화 1350만원)에 출시된 새로운 시걸(Seagull)과 송(Song), 퀸 플러스(Qin Plus), 돌핀(Dolphin), 유안 플러스(Yuan Plus)와 한(Han)으로 ‘EV 물결’을 일으켰다.

테슬라는 2024년 1분기에 왕좌를 되찾았지만, 두 회사 모두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

BYD 샤크이미지 확대보기
BYD 샤크

BYD의 샤크(Shark)가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겨냥했다.


지난주 공개된 샤크는 BYD가 자랑스럽게 내놓은 최신 모델이다. 중형 하이브리드 픽업트럭으로 실내 디자인은 야외 기능과 현대적 스타일 그리고 내구성을 융합했다.

샤크는 미국에서 판매되지 않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사이버트럭과 직접적인 경쟁을 벌이지 않지만, 보다 전통적인 픽업 디자인을 찾는 EV 팬들을 유혹할 수 있다. 또한 사이버트럭의 시작 가격인 6만0990달러(한화 8200만원) 보다 낮은 약 5만3451달러(한화 7200만원)로 경쟁력 있게 책정됐다 .

조만간 미국 도로에서 BYD 자동차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한동안 미국에서 중국산 전기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는 날이 불과 몇 년밖에 남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BYD 임원은 2017년에도 그런 말을 했고, 회사는 심지어 영어권 고객을 위한 브랜드 홍보대사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고용하기도 했다.

이후 BYD는 해외로 사업을 확장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는 멕시코에 공장을 계획하고 있어 미국 관리들을 놀라게 했으며, 수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자체 운송선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BYD는 미국인에게 EV를 판매하려는 계획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장벽, 그리고 미국의 EV 수요 감소를 포기 이유로 지적했다.


이정태 기자 jtlee@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터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