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 시장을 떠난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공백을 전기자동차(EV)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러시아 분석 기관 오토스타트(Autostat)에 따르면, 2023년 5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러시아에서 판매된 신규 전기 자동차(EV) 2만500대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브랜드였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50% 증가한 수치다.
현재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주요 중국 EV 브랜드로는 지커(Zeekr), 에볼루트(Evolute), 모스크비치(Moskvich) 등이 있다. 특히 지커는 러시아 공식 진출 없이도 지난 1년 동안 8000대 이상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러시아 소비자들, 중국 EV에 점점 더 관심
충전 인프라 부족과 경제 상황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 EV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는 높은 연료 가격, 친환경 정책, 중국 EV의 경쟁력 있는 가격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러시아 EV 소유자의 40%가 집에 충전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앞으로 몇 년 안에 러시아의 EV 보유율은 25%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정부는 EV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중국 EV 기업들의 러시아 시장 진출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EV 기업들, 공격적이고 다각적
지난 1년 동안 러시아 공식 진출 없이도 8000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러시아 E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지커는 2024년 하반기 러시아 시장에 공식 진출할 예정이다. 공식 진출을 통해 지커는 러시아 전역에 걸쳐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러시아 시장에 적합한 차량 모델을 개발하고 생산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기업 모터인베스트와 손잡은 에볼루트는 러시아 내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생산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2024년에는 연간 3만 대의 EV를 생산하고, 향후 생산량을 더욱 늘려 러시아 시장에서 주요 EV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모터인베스트의 러시아 시장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판매 및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BYD는 다양한 EV 모델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러시아 시장에서 공격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또한, 러시아 정부와 협력하여 EV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페이(XPeng), 니오(NIO), 웨이마(WM Motor) 등 기타 중국 EV 기업들도 러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각자의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러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방 자동차 기업들의 철수로 인해 발생한 러시아 시장의 공백을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채워가고 있다. 앞으로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중국 기업들의 주도권 아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E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지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