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아주 특별한 체험에 나섰다. 평소 알고는 있었지만, 자차가 있고 시승차 운용이 가능하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공유 자동차, 바로 쏘카가 오늘 주인공이다. 여행 가면 빌리는 것이 렌터카이긴 하지만, 애초부터 렌터카 시장을 뒤엎겠다고 해서 나온 것이라 쏘카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다른 점은 있었다. 모든 서비스가 비대면이라는 것. 앱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깔고 차량을 주문하면 된다. 타는 곳은 지정이며, 비용은 든다. 하지만, 아직은 합리적이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지금 타고 있는 차가 쏘카라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게 탄다는 것이다.
흔하지만, 흔치 않은 기회를 잡기위해 준비하는 첫 단계는 ‘쏘카’ 앱을 다시 내려받는 것. 다행히 이전 등록했던 개인정보들은 그대로 남아 있던 터라 복잡한 회원 가입의 수고를 덜었다. 기자의 선택은 캐스퍼였다.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시간만큼을 이용할 수 있다. 전에는 해보지 못했던 ‘부름’ 서비스를 이용했다. 부름은 고객이 원하는 장소로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탁송해주는 서비스다. 계획에 따라 이용할 시간은 오전 7시 30분에서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을 설정했다. 7시쯤 되니 차량이 도착했다는 문자 메시지가 수신됐다. 차량에 가서 핸드폰 앱을 열어 도어 잠금 해제를 누르고 차에 탑승했다. 시동은 그냥 걸렸다.
놀랐던 부분은 예상외로 승차감이 좋았다는 것이다. 물론,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략 7~8년 전 소유했던 경차의 느낌과는 완전히 달랐다. 통통 튀는 느낌은 없다. 하체의 기술적 개선도 있었겠지만, 휠과 타이어 사이즈의 업그레이드에서도 영향은 있었을 터다. 뒷좌석은 잠시 앉아 봤지만, 크게 갑갑하지 않다.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기능이 있어 왠만한 사이즈는 수용할 수 있는 영리함을 갖췄다. 물론 트렁크가 줄어든다는 눈속임은 있으니 활용하기 나름이라는 사실도 알아둘 필요는 있다.
실내 공간을 보고 놀란 점이 더 많다. 일단 운전석과 조수석에 들어간 통풍 시트는 비싼 찻값에 대한 첫 번째 용서를 불렀다. 앞차가 출발할 때 경고음을 띄워주는 기능과 차선을 이탈할 때 던져주는 경고음은 세심한 배려에 대한 찬사로 따라왔다. 출력과 토크, 가속감과 드라이빙 즐거움을 논하기 전에 알아서 작동하는 차선 이탈 경고는 기아 모닝과 레이에 눈을 돌리는 고객을 붙잡는 역할을 했다. 이외에도 첨단 기능이라는 아주 탄탄한 매력을 양껏 품고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쏘카에서 이런 기능을 누릴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참고로 시승했던 가솔린 모델의 출력은 76마력, 9.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출력은 부족하다는 느낌이지만, 초기 가속력만큼은 만족스러운 세팅이었다.
스티어링 휠을 잡고 전방을 바라보고 있으면 여느 다른 경차들과는 달리 앉은키가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눈높이도 조금 올랐다. 하지만, 좌우로 펼쳐진 시야각은 그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작아도 SUV 점을 염두에 둔다면 왜 그런지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천장이 높아지면서 좋아진 점은 확실히 공간 활용성이다. 앞 좌석까지 완전 폴딩이 되도록 해 캠핑, 혹은 차박에 최적, 최대 적재 공간 마련에 열일했음을 알 수 있다.
볼일을 다 끝내고 차량을 돌려주는 순간도 부름을 이용했다. 이날 이용 내역은 총 주행거리 88km에 면책금 30만원의 보험료까지 포함 총 요금은 5만7540원이 들었다. 놀랍거나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쏘카에서 살포한 쿠폰으로 13만8690원을 할인받은 가격이라는 사실이다. 쿠폰이 없다면? 캐스퍼 반나절 이용에 20만원? 다 좋은데 굳이 이런 인심은 안 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구매각? 구매도 역시 비대면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