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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3세계로 글로벌 거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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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현대차, 제3세계로 글로벌 거점 확대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준공
가격경쟁력도 갖출 것으로 기대
우크라 변수로 세계 전략 차질
대체시장서 돌파구 찾나 관측

김정희 기자

기사입력 : 2022-04-06 18:27


현대차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인도네시아 미래산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아세안 지역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면서 동시에 자원부국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동남아 지역 중심의 아세안(ASEAN) 공략에 나선 현대차그룹은 최근 제3세계(1960년대 당시 미소 냉전 진영에 포함되지 않은 개발도상국들) 시장으로 시야를 확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공장 준공 이후 곧바로 중남미 지역의 영업총괄 CEO(최고경영책임자)를 교체하며 해당 지역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신차를 출시하며 아프리카 대륙에서의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동유럽과 러시아 시장에서 생긴 글로벌 경영전략의 변수를 제3세계 공략으로 해결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현대차그룹은 러시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현재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제재조치로 인해 러시아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공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우크라이나 인근 국가인 헝가리와 폴란드 등지에서 운영 중인 공장은 반도체 수급난 및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16일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현지공장 준공식에 조코위도도 대통령(왼쪽에서 4번째)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왼쪽에서 6번째)이 참석했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월16일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현지공장 준공식에 조코위도도 대통령(왼쪽에서 4번째)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왼쪽에서 6번째)이 참석했다. 사진=현대차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2조원을 투입해 동남아 최대 규모의 현지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에서는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기존 현대차 모델들은 물론, 아이오닉5와 같은 전기차들도 생산이 가능하다. 해당 공장에서는 연 15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하며 향후 2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공장을 동남아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활용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최근까지 연 100만대 이상의 신차가 판매되는 동남아 최대 규모의 시장을 갖고 있는 만큼, 현지공장을 토대로 동남아 신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2019년 11월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가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을 체결하면서 관세 등을 경감 받을 수 있게 돼 향후 현지시장 공략 과정에서 가격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인근의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5개국의 자동차 시장도 현대차그룹의 주요 공략 포인트다. 신흥개도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들 5개국은 오는 2025년까지 약 350만대 이상의 신차들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한 아세안 국가들의 향후 시장규모만 현대차의 연산능력에 버금가는 500만대 규모에 달하는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은 엔진과 도장, 프레스, 차체, 모빌리티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갖춘 현대차 최초의 아세안 지역 완성차 공장"이라며 "인도네시아 뿐 아니라 아세안 지역 공략을 위한 전략차종의 기획, 생산, 판매를 총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가 2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준공한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이 공장에서는 기존 현대차 모델 뿐 아니라 아이오닉5 등 전기차 모델들도 생산된다. 사진=현대차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가 2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준공한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이 공장에서는 기존 현대차 모델 뿐 아니라 아이오닉5 등 전기차 모델들도 생산된다. 사진=현대차


인도대륙을 건너면 닿을 수 있는 아프리카에서도 현대차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북아프리카의 핵심지역인 이집트에서 현대차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현대차이 주력모델인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와 투싼 등이 현지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남단인 남아공에서도 Top5로 이름을 올리며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현대차는 최근 남아공에서 인기차종인 크레타의 최신형 모델인 그랜드크레타를 출시했다.

중앙아프리카지역에서는 핵심 거점인 가나에 올해 연말 가동을 목표로 공장을 건설 중이다. 가나에 건설 중인 공장은 현재 자세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간 2만대 이상을 조립·생산할 수 있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대서양을 건너면 만나게 되는 남미대륙에서는 공략을 위한 사전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 지역 40개국에 대한 최고운영책임자로 헤라르도 카르모나 부사장을 선임하며, 해당 지역에 대한 본격적인 영업 및 마케팅 전략 구상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헤라드로 카르모나 부사장을 중남미(부리질 제외) 40개국을 담당할 최고 운영책임자로 영입했다. 사진=현대차아메리카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헤라드로 카르모나 부사장을 중남미(부리질 제외) 40개국을 담당할 최고 운영책임자로 영입했다. 사진=현대차아메리카


카르모나 부사장은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15년간 경력을 쌓은 영업통으로 이전까지 스텔란티스 멕시코 지사에서 중남미 지역을 총괄해왔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9개 권역본부로 나눠 관리하던 글로벌 시장을 5대 권역을 분류했다. 중남미지역의 경우 북미지역과 함께 미주대권역으로 통합됐는데, 책임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아메리카 사장이 맡았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중남미 지역의 운영을 맡게 될 카르모나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중남미 지역에 대한 시장공략에 힘을 더 실어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77만4643대로 그치며 전년 대비 17% 이상 감소했지만, 중남미지역에서는 판매량이 40% 이상 급증하며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의 핵심 지역인 브라질에서도 현대차의 전략차종인 HB20과 크레타가 선전 중이다. 현대차는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에 공장을 짓고, HB20을 출시했으며, 크레타는 2017년부터 생산 중이다.

소형 해치백모델인 HB20는 지난해 브라질에서만 총 8만6455대가 판매되며 10만9107대가 팔린 피아트의 에스트라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크레타의 경우 지난해 6만4759대가 판매되면서 승용차 부문 8위, 소형 SUV급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가 2012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 현대차는 브라질공장에서 전략차종인 HB20와 크레타를 생산 중이다. 사진=현대차 브라질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가 2012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 현대차는 브라질공장에서 전략차종인 HB20와 크레타를 생산 중이다. 사진=현대차 브라질


현대차는 브라질에서만 GM, 폭스바겐, 피아트에 이어 4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과거 주력해왔던 북미·유럽 시장을 벗어나 제3세계로 불리던 지역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해당 지역들은 하나같이 인구가 많고, 경제성장률이 높은 곳으로 분류되는 만큼 현대차그룹의 성장세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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