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의 노사간 임단협 협상인 '춘투 올해도 시작됐다. 지난해 5개 사 모두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선봉에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있다. 이들은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의 성과급 지급 ▲미래차 산업 공장 국내 신설과 전기차 모듈 라인 기존 공장 유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타결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굵고 길게 교섭하겠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조합원들이 만족하는 안을 끝까지 받아내겠다는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3년간 없었던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다면 생산 차질로 인한 피해는 눈 보듯 뻔하다. 2~3차 부품 협력 업체들에게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 파업 이유는 단순하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점점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3년간 일본 수출규제, 코로나, 반도체 수급 등의 상황 등을 고려해 자신들의 주장을 일부분 양보했기 때문이다.
반면, 다른 업계의 분위기는 다르다. 쌍용자동차 노조는 사측과 같은 입장이다. 이들은 2009년 이후 약 13년간 무쟁의, 무분규 이외에도 복지중단, 임금 삭감 등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한국지엠은 최근 공장별 생산 운영 조정 및 인력 배치전환을 노조와 합의했고, 르노코리아도 노조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파업은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국 자동차 업체 GM‧스텔란티스‧포드 등 빅3를 모두 제치고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어렵게 잡은 기회다. 물 들어올 때 노저어야 할 때인데, 파업으로 좌초해 버리면 현대차의 새 시대도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 노조는 다른 업체를 보고 재워야 한다. 시대 흐름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닌 산업에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 더 이상 주위 상황은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파업은 사라져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