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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MK·ES의 20년 수소개발…2040 목표 위해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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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현대차 MK·ES의 20년 수소개발…2040 목표 위해 달려

1998년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 구성
2013년엔 최초의 양산 수소자동차 출시

김정희 기자

기사입력 : 2022-09-10 12:25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사진 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사진 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사진=현대차그룹
20년 넘게 이어온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개발이 최근 지지부진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3세대 연료전지의 개발 지연으로 내년 출시 예정이었던 넥쏘의 출시 일정이 미뤄진 것과 정부의 수소 관련 예산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소차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공식화되면서 시장 전망이 다시 밝아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는 자사 수소차 넥쏘의 후속 모델 출시를 연기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밝히면서 예정대로 수소 차량을 출시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에 1998년부터 이어진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이 계속 이뤄지고 지난 2019년 발표한 FCEV 2030 비전과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수소 비전 2040도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 수소차 넥쏘.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 수소차 넥쏘. 사진=현대차

MK·ES, 20년 넘게 수소 한 우물


현대차는 이미 1990년 말부터 현재까지 20년이 넘게 수소연료전지 개발을 꾸준히 해왔다. 이들은 지난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구성한 이후 2000년 세계 최초의 수소차 싼타페 FCEV를 세상에 내놨다. 당시 이 모델은 75kW(킬로와트시) 연료전지 스택을 장착해 주행가능거리 160km, 최고속력 124km/h를 낼 수 있었다.

협력과 투자도 이어갔다. 현대차는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자동차 파트너십에 참여하며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의 협력을 강화했고 2010년까지 수소차를 포함하는 친환경차 개발에도 1조30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이후 현대차는 국내외 수소전기차 시범운행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연료전지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국산화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는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인 투싼ix 퓨얼 셀을 2013년 출시했다.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 모델 투싼ix 출시 전에 직접 몰고 2주일 이상 서울 한남동 자택과 양재동 본사를 오가며 차량의 장단점을 파악할 만큼 수소차에 열과 성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에 이어 사업을 이어받은 정의선 회장은 수소차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넥쏘를 내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함과 동시에 승용차 중심의 수소차를 상용차로 넓혀갔다.

회사는 프랑스에 승·상용 수소전기차 5000대를 수출하고, 아우디와 수소차 관련 연료전지 기술 파트너십을 맺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2020년에는 세계 최초 상용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스위스에 수출하며 유럽 내 수소 상용차 시장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스위스를 넘어 물류, 제조 등 독일 7개 회사에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27대를 공급하기로 했으며, 이탈리아 상용차 브랜드 이베코가 생산하는 차세대 수소 버스에도 현대차그룹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이 공급된다.

2대에 걸쳐 기술력을 쌓아온 현대차의 수소 영향력은 막강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1~7월 전 세계시장에서 수소차 6100대 판매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이는 전년 동기(5254대) 대비 16.1% 증가한 수치다. 점유율도 전년 동기(51.3%)보다 4.7% 오른 56%를 기록했다. 현대차의 수소차 판매는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9년 4800대, 2020년 6500대, 2021년 9300대 등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면 연 1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수소트럭 엑시언트.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수소트럭 엑시언트. 사진=현대차


정부 지원 업고 수소차 개발 속도 ↑


현대차는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 승용차부터 상용차까지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차 시장을 이끌어왔다. 이런 배경에는 정몽구·정의선으로 이어지는 오너들의 추진력과 정부 지원도 함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예산안을 살펴보면 수소 관련 예산이 대폭 줄었다. 새 정부는 수소차 보급 및 수소충전소 설치 사업 예산을 종전 8928억원에서 6678억원으로 25%가량 삭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수소차 보급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정몽구 명예회장때부터 정부는 수소차 사업에 적극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차세대 넥쏘 모델의 출시가 연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래서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FCEV)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 등 현대차그룹이 내세운 수소 관련 계획과 투자가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왼쪽)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장재훈 현대차 사장(왼쪽)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하지만 최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H2 MEET 2022에서 넥쏘 이후 신규 수소전기차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후속 모델 연기에 대한 의혹을 잠재웠다. 이어 그는 "조만간 좋은 상품으로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신차 출시가 미뤄진 게 아니라는 것을 짚고 넘어갔다.

여기에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가세하며 새 정부 들어서 우려를 샀던 수소차 지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다. 한 총리는 행사에서 "수소를 활용한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서겠다"며 "투자와 기술 혁신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개혁하고 법령이 미비한 분야는 조속히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9월에 개최 예정인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새 정부의 수소경제의 비전과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하면서 정부의 수소차 개발 지원에 대한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지금의 정의선 회장까지 2대에 걸친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은 현재 진행형"이라며"여기에 정부지원이 빠르게 개정되고 시행이 된다면 제시한 목표를 향해 더 빠르게 달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최근 토요타와 BMW가 수소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대차를 뛰어넘기에는 역부족"이라고도 설명했다.


김정희 글로벌모터즈 기자 jh13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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