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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읏車陸車] 길고 넓게 낮아진 BMW 뉴 X3, 달리기 실력도 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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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읏車陸車] 길고 넓게 낮아진 BMW 뉴 X3, 달리기 실력도 발군

1세대 전설적 주행감 담고 XM의 최첨단 디자인 반영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12-07 09:05

BMW 뉴 X3 M50 xDrive 사진=BMW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BMW 뉴 X3 M50 xDrive 사진=BMW코리아
2003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다. BMW X3가 중형 SUV 시장 강타를 예고하는 역사적인 순간. 그해 X3는 세계 유수의 모터쇼들을 돌며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당시 SUV는 세단 인기에 미치지 못했다. 차체가 높으면서도 감히 뒷바퀴굴림 방식을 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들어진 디자인과 단단한 하체로 약점들을 커버했다. 괜찮은 주행 질감도 백미였다. 까다롭다는 한국 고객들도 만족시켰다. 이후 차츰 디젤을 앞세우며 '3'이 가지는 '효율적 퍼포먼스'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기도 했다.

시승이 있었던 날은 뉴 X3의 론칭을 기념하면서 글로벌 마켓 3번째로 세워졌다는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의 10주년 리뉴얼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조금 더 고객 중심적 동선에 아기자기한 의미들을 곁들여 꾸몄다.

이어 론칭과 함께 바로 시승해볼 수 있었던 뉴 X3는 4세대 모델이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지만, 전설이 됐던 1세대의 DNA는 남아 있다. 디자인은 이전 모델과도 많이 달라졌다. 프로포션만 본다면 꼭 SUV라고 부르지 않아도 될 만큼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SAV(Sports Activity Vehicle)라고 부르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전 모델보다 차체의 길이는 45mm가 늘어났고, 폭은 30mm가 늘어났다. 그리고 높이는 15mm가 낮아졌다. 운동성능 특히, 고속 안정성 강화에 맞춘 변화다. 기준점은 달라지지 않은 2865mm의 휠베이스다. 분명 공기역학적으로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했고 멋진 실루엣을 보여주지만, 커다란 전면의 키드니 그릴은 호불호가 갈린다. 아이코닉 글로우 기능이 적용된 것은 갈등을 확신으로 바꾸는 핵심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BMW 뉴 X3 M50 xDrive 인테리어 사진=BMW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BMW 뉴 X3 M50 xDrive 인테리어 사진=BMW코리아

실내 공간은 그야말로 완전히 다른 차가 됐다. 외부 전면 그릴에서도 느꼈지만, 고급스럽고 스포티한 하이엔드급의 XM의 디자이 요소가 대거 적용됐다. 도어 패널부터 시작해 곳곳에 적용된 무광의 매끈한 플라스틱 재질은 신선한 시도로 느껴진다. 이런 소재는 자칫 잘못하면 조잡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와 앰비언트라이트, 주행모드 설정 등은 미니에서 먼저 선보인 시스템을 채택했다. 내비게이션에서 AR 화면을 띄우는 방식이라든가, 주행 모드 변경에 따라 분위기가 함께 조성되는 것 등이 그러하다. 참, 실내에서 셀피 사진 및 영상을 찍을 수 있는 기능도 신작 미니에서 봤던 기능이다. 아무래도 이번 X3의 인테리어서는 펀(Fun)한 요소를 조금 더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거 같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무게는 조금 불었지만, 2.0 가솔린 모델 기준으로 출력 역시 6마력 정도가 높아졌다. 그렇다고 연비를 희생했는가 싶지만, 그것도 아니다. 오히려 1km/ℓ 정도가 더 효율적이게 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대략 20g/km 정도를 줄였다. 디젤 모델도 나온다. 뉴 X3 20d xDrive다. 최고출력은 197마력을, 최대토크는 40.8kg·m를 발휘한다. 디젤 모델의 효율적 매력은 더욱 강렬하지만, 시대적, 정치적 압박이 있으니 칭찬을 늘어놓기에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다. 행사에서 올라탄 시승차는 뉴 X3 M50 xDrive로 'M'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기록적인 폭설이 온 다음 날이라 극한 체험을 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보닛 아래 얹힌 3.0 6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의 속삭이는 울림은 여전히 운전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NVH까지 잘 잡아 놓은 상태에서 398마력의 최고출력, 59.1kg·m의 최대토크는 노면 접지력을 높여주는 21인치(20 xDrive나 20d xDrive보다 2인치 더 큰)을 통해 조금이나마 경험해볼 여지가 생겼다. 밟으면 원하는 만큼의 가속력을 노력없이 아주 쉽게 얻을 수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X3의 직전 세대 모델이 시작 7000만원의 가격표를 달았었다. 아직 시장에 판매되고 있는데, 아마 지금은 큰 할인이 붙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형 모델은 689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가격 변화다. 옛 X3와의 좋았던 기억만 아니라면 신형 모델이 정답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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