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변하고 있다.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그 과정은 변화무쌍하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의 전환이 본격화된 이후, 2025년은 전기차 산업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새로운 배터리 기술과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기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확장이 기존 자동차 강자들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 하이브리드의 반격, 다시 뜨거워지는 전동화 경쟁
전기차가 내연기관을 대체할 궁극적인 솔루션이라던 기존의 예측과 달리, 하이브리드 기술이 다시 한번 부상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성장한 전기차 시장은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생산 비용 증가, 소비자들의 충전 시간 부담 등의 문제로 성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토요타, 혼다, 현대차 등 주요 제조사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및 하이브리드(HEV) 모델을 다시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토요타는 5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캠리를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시장의 강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신형 그랜저 및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전동화 SUV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연비 효율성이 뛰어난 하이브리드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장거리 주행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는 충전 스트레스를 덜어줄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 배터리 혁신, 전기차 시장의 판을 바꿀 변수
전기차 시장이 하이브리드와의 경쟁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배터리 기술의 빠른 발전 덕분이다. 현재 전기차 업계의 최대 화두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며, 2025년에는 보다 높은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전고체 배터리(Solid-State Battery)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로, 2027년까지 120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 그룹 역시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 중이며, SK온,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해 차세대 배터리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배터리 기술의 혁신은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충전 시간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핵심적인 요소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확장은 2025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BYD, 니오(NIO), XPENG(샤오펑) 등의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가격 전략과 배터리 기술 혁신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 브랜드 론칭한 BYD는 지난해 폭스바겐을 제치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시장에서도 테슬라 모델3보다 저렴한 전기 세단 ‘시걸(Seagull)’을 출시하며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 브랜드들은 현지 생산 기지를 세우거나 기술 협력을 통해 우회 전략을 마련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기존 자동차 강자들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2025년, 전기차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인가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2025년은 단순한 ‘전동화 가속’이 아닌, ‘생존 경쟁’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리드 기술이 다시 부각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이 발전하며, 중국 브랜드들의 공세가 심화되는 등 다양한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제조사들은 단순히 전기차 모델을 늘리는 것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실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가격 경쟁력, 충전 인프라 확충, 그리고 배터리 기술의 혁신이 맞물려야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