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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기지 이전, 말처럼 쉽지 않다... 지켜보겠다는 미국 자동차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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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기지 이전, 말처럼 쉽지 않다... 지켜보겠다는 미국 자동차 업계

팔리 포드 CEO “관세 위협에도 당장 새로운 공장을 짓지는 않을 것”
GM “현재 무역 정책 답 없어.. 투자하고 나서 정책 바뀌면 어떡하냐”
생산 기지 이전 비용 막대.. 부품 생산해도 성능 검증 시간·비용 필요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3-2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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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자동차 관세 정책이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는 없다”는 그의 말과는 달리, 현실은 훨씬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27일(현지시각) CNN은 이미 발효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와 곧 시행될 자동차와 부품 관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으며,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관세 폭탄, 자동차 산업 강타


트럼프 대통령은 4월 3일부터 아시아, 유럽, 캐나다, 멕시코산 자동차와 부품에 2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량 일부와 부품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이기에,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는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가 서명한 행정명령은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의 절반 이상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생산 기지 이전, 말처럼 쉽지 않다


트럼프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예측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포드 CEO 짐 팔리는 관세 위협으로 인해 ‘많은 비용과 혼란’이 발생하지만, 당장 새로운 공장을 짓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불확실한 무역 정책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 CFO 폴 제이콥슨 역시 “현재 무역 정책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답이 없다”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나서 정책이 바뀌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생산 전환의 어려움, 시간과 비용 문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통해 북미를 단일 시장처럼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제 관세로 인해 국경을 넘나드는 부품 이동에 막대한 벌금을 물어야 한다.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다.

자동차 산업 임원은 “집을 리노베이션하는 것처럼 충분한 돈을 투자하면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경제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는 다른 문제”라고 말한다. 또한, 공급망 위기로 인해 대부분의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새로운 생산 시설을 짓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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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자동차’는 없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조차도 멕시코, 캐나다 등에서 수입된 부품에 대해 수천 달러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Anderson Economic Group)은 이러한 관세로 인해 차량당 비용이 3500 달러(약 500만원)에서 1만2000 달러(약 170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공급망을 바꾸는 것 역시 새로운 공장을 짓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문제다. 새로운 미국산 부품은 성능 검증을 거쳐야 하고, 이는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관세, 가격 상승의 도화선


관세는 부품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 국내 생산자들은 해외 경쟁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틈을 타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제너럴 모터스와 포드는 이미 2018년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로 인해 매년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키뱅크(KeyBanc) 철강 분석가 필 깁스에 따르면, 미국의 철강 가격은 최근 두 달 동안 30% 이상 상승했으며, 알루미늄 가격도 15% 올랐다.

새로운 공장 건설, 아직은 미지수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최근 의회 연설에서 언급된 혼다의 새로운 공장 건설 계획은 혼다 측에서 부인했다.

현재 건설 중인 대부분의 자동차와 부품 공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연방 지원을 받고 있지만, 트럼프는 이 프로그램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폭풍, 경제에 미칠 영향은?


관세로 인해 산업이 혼란에 빠지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고, 이는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포드 CEO 팔리는 “장기적으로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산업에 전례 없는 구멍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 정책은 단순히 자동차 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 경제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다.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은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이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산업의 혼란은 관련 산업의 연쇄적인 어려움을 초래하여 고용 불안이 예상된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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