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격적인 수입차 관세 인상 발표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25%에 달하는 관세 폭탄은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경제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국은 강력한 우려를 표명하며 다양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유럽, '단호 대응' 천명하며 공동 전선 구축
"미국은 관세와 고립이 모든 사람의 번영을 해치기 때문에 결국에는 패자만 남게 되는 길을 선택했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은 이번 트럼프의 관세 조치를 '명백한 부당 행위'로 규정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부 장관은 "미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EU 차원의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고, 힐데가르트 뮐러 독일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자유롭고 규칙에 기반한 무역에 치명적인 신호"라며 즉각 협상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의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과 함께, 프랑스의 에릭 롬바르드 재무부 장관이 제안한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등 보복 조치 검토에 나섰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관세를 부과하면 가치 사슬이 붕괴되고,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효과가 발생해 일자리가 파괴된다"면서, "미국이나 유럽 경제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유럽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관세 인상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약화와 판매량 감소를 우려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캐나다 '직접적인 공격' 규정, 강력 보복 예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번 관세 조치를 '캐나다 근로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그는 "미국에 최대의 영향을 미치고 캐나다에는 최소의 영향을 미치는 ‘맞춤형 무역 조치’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의 긴밀한 경제 관계를 고려하면서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신중한 접근 방식을 시사한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자동차 수출국들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신중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긴급 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여 4월 중 자동차 부문에 대한 포괄적인 비상 대응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의 시게루 이시바 총리는 자국 자동차 산업의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강조하며 관세 면제를 희망했지만, 상황에 따라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내에서도 확산되는 우려 목소리
미국 내에서도 이번 관세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연구 센터는 관세 인상으로 인해 자동차 가격이 수천 달러 상승하고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관세로 인한 부품 가격 상승은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글로벌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
미국의 이번 관세 인상은 단순한 자동차 산업을 넘어, 글로벌 무역 질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위기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보복 조치가 연쇄적으로 이어질 경우, 세계 경제는 예측 불가능한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연관된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이번 관세 인상은 부품 공급 부족, 생산 차질, 가격 상승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며 관련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큰 파장이 예상된다.
협상과 타협 통한 해결 모색도
현재로서는 미국이 관세 인상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각국의 강력한 반발과 미국 내 여론 악화를 고려할 때, 향후 협상과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사태는 미국과 각국 간의 치열한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각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글로벌 경제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절충점을 찾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