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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만명의 따뜻한 발걸음.. 메르세데스-벤츠, 광안대교서 '기브앤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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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2만명의 따뜻한 발걸음.. 메르세데스-벤츠, 광안대교서 '기브앤 레이스'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4-08 22:59

지난 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광안대교-광안리 해수욕장,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회공헌위원회가 주최하는 '기브앤레이스' 스타트 라인에서 참가자들이 신호와 함께 달리기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광안대교-광안리 해수욕장,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회공헌위원회가 주최하는 '기브앤레이스' 스타트 라인에서 참가자들이 신호와 함께 달리기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어쩌다 얻은 나잇살과 저질 체력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찐 살에 사타구니가 쓸려 따갑지만, 기분 만큼은 깃털처럼 가볍다. "기브앤! 레이스! 런 포! 칠드런!" 힘찬 함성이 터지고는 2만 명이 일제히 광안대교 위를 향해 달렸다.

지난 6일 부산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진 ‘메르세데스-벤츠 기브앤 레이스(Mercedes-Benz GIVE 'N RACE)’에 기자도 참가했다. “기부하고 달린다.” 의미도 남다르다. 평소에 기부를 잘 안 하기에 이런 일이 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는 이 행사는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가 주최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이번 기부 달리기에는 약 2만 명이 참가했다. 1명당 5만 원의 참가비가 있으니 약 10억 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참가자 전원의 참가비 전액이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기부된다. 올해는 아이들과미래재단이 힘을 합쳐 학대 피해 아동 및 청소년 지원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침 일찍부터 벡스코 주변은 가족, 커플, 친구, 러닝크루 등 다양한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개성 넘치는 의상과 함께 티셔츠를 입고 삼삼오오 모인 이들의 모습은 축제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출발 전, 수천 명이 동시에 진행한 웜업 스트레칭은 장관을 이루며 참가자들의 열기를 한층 더했다. 사전 신청한 참가자들은 3km, 8km, 10km 코스를 달렸다. 특히 8km와 10km 코스 참가자들은 평소 차량만 지날 수 있던 광안대교 위를 직접 달리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광안대교에 오른 순간 펼쳐진 부산의 절경 앞에서 많은 참가자가 발걸음을 멈추고 기념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앞서 뛰던,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것처럼 보이는 두 여성 참가자도 어물쩍하게 셀카 자세를 취하길래 자처해 광안대교 배경까지 전부 담아 인생샷을 찍어줬다. 그들은 “광안대교를 평소에 차로만 왔었지, 이렇게 뛰어서(걸어서) 올라와 볼 기회가 언제 있겠냐”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6일 부산 광안대교 위, 기브앤레이스에 참가한 한 남성이 아기를 업고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6일 부산 광안대교 위, 기브앤레이스에 참가한 한 남성이 아기를 업고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레이스는 역시 속도보다는 참여의 의미를 강조했다. 유모차를 끌고 달리는 엄마, 등산 캐리어를 메고 뛰는 아빠, 잊고 있던 손자 손녀와 함께 뛰는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가족 구성원이 모두 모이는 자리도 됐다. 결국, 세대를 초월한 다양한 참가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핸드폰을 보지 않고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이 된 것이다. 현장에서는 러닝크루들이 중간중간 배치돼 안전을 챙기고 응원을 보냈다. 함께 참가하는 것에 의미를 둔 온갖 달리기 동호회들도 좋은 기운이 물씬 풍겼다.

광안리 해수욕장에 마련된 도착 지점은 레이스 후 축제의 장이 됐다. 브레이브걸스, 다이나믹듀오의 공연과 참가자 이름이 새겨진 대형 메달 조형물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돼 있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이름을 찾으며 이번 행사의 뜻깊은 순간을 기념하는 사진을 남기기 바빴다.

행사를 주최한 메르세데스-벤츠 사회공헌위원회 마티아스 바이틀 의장은 "아름다운 부산의 풍경 속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 나눔을 실천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아동과 청소년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광안대교 위를 달린 2만여 개의 발걸음은 단순한 마라톤이 아닌, 따뜻한 마음과 나눔의 정신이 어우러진 진정한 사회공헌의 현장이었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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