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명차 브랜드 재규어가 영국 시장에서 신차 판매를 중단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31일(현지시각) 오토카 등에 따르면, 재규어는 2026년까지 신차 출시를 중단하고, 고성능 GT 모델부터 순수 전기 라인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이러한 과감한 결정은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높은 마진을 확보하고 있는 랜드로버와 레인지로버 모델에 집중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 두 브랜드는 JLR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지속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재규어는 이미 올해 여름 XE, XF, F-타입을 라인업에서 제외했으며, 오스트리아에서 생산되는 E-페이스와 I-페이스 또한 단종했다. 이에 따라 영국 소비자들은 더 이상 새로운 재규어 모델을 구매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일부 모델은 국제 시장을 위해 생산이 계속될 예정이다.
지난해 재규어의 글로벌 판매량 1위를 차지했던 F-페이스 SUV 또한 단종되면서 영국 시장에서의 신차 판매는 사실상 중단되었다. 이는 2026년 예정된 포괄적인 리브랜딩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26년 출시될 재규어의 첫 번째 차세대 모델은 포르쉐 타이칸과 경쟁하는 전기 4인승 GT 모델이 될 예정이다. 이후 고급 SUV와 대형 세단 등 총 세 가지 모델이 순차적으로 출시될 계획이며, 모두 재규어의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JEA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재규어 마케팅 책임자인 로든 글로버는 이번 ‘재설정 기간’ 동안 승인된 중고차 판매에 집중하며, 새로운 라인업 출시 시점까지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독점적이고 고성능 지향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재규어의 이러한 과감한 결정은 전동화 시대를 맞아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영국 시장에서의 신차 판매 중단은 충성 고객들에게 아쉬움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