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11일(현지시각) 혼다 차량의 심각한 엔진 문제를 면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NHTSA는 140만 대가 넘는 혼다 차량에서 엔진 결함 보고가 잇따르자 공식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NHTSA 조사 대상은 혼다와 아큐라 브랜드의 다양한 차종에 탑재된 3.5리터 V6 엔진이다. 특히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생산된 아큐라 MDX와 TLX, 혼다 파일럿, 리지라인, 오딧세이 모델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문제의 근원지는 엔진 크랭크축의 제조 결함이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인해 크랭크 핀이 불규칙한 모양으로 가공되었고, 이로 인해 커넥팅로드 베어링이 조기에 마모되어 엔진 고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함은 엔진 과열, 성능 저하, 심각한 경우에는 엔진 정지와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NHTSA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생산된 해당 차량에서 173건의 엔진 결함 신고를 접수했다. 이는 혼다가 지난해 실시한 리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차량에서 엔진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부 보고에서는 엔진 고장으로 인한 충돌이나 화재 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는 이미 지난해 24만 8999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리콜을 실시한 바 있다. 이 리콜은 엔진 크랭크축의 제조 결함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NHTSA의 조사 결과 리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차량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HTSA의 이번 조사는 혼다 엔진 결함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추가적인 리콜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혼다는 더 많은 차량을 리콜해야 할 수도 있으며, 소비자들에게 보상해야 할 책임을 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