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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중국 전기차, 태클 거는 유럽 관세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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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중국 전기차, 태클 거는 유럽 관세 장벽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12-26 15:32

BYD 돌핀 사진=BYD이미지 확대보기
BYD 돌핀 사진=BYD
최근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새로운 관세 정책이 중국 전기차(EV) 제조사들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됐다. 앞으로 최대 35%까지 추가된 관세는 중국 브랜드의 유럽 내 시장 점유율에 직격탄을 날린다.

이번 관세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제한 조치 중 하나로,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국영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며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해온 데 따른 대응책이다. 다만 관세로 인해 유럽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던 가격 우위가 사라지면서, 중국 업체들은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수도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 기관 데이터포스(Dataforce)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지난 11월 7.4%로 하락했다. 이는 10월 8.2%에서 감소한 수치로, 올해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EU의 관세 정책이 시행된 이후, 중국 제조사들의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은 몇 달 만에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 관세는 기존 10%의 수입세에 더해 추가로 부과된 것으로, EU 조사 결과에 따라 중국 전기차 업계가 국가 보조금으로 불공정한 경쟁 우위를 가졌다는 결론에 따른 것이다. 관세 비율은 제조사가 조사에 협조한 정도와 국가 지원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SAIC의 MG 브랜드와 BYD 등 주요 중국 브랜드들이 관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특히 MG는 유럽에서 58%의 등록 대수 감소를 기록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BYD는 11월 유럽에서 4796대의 차량을 등록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MG가 45%의 관세를 부과받은 것과 달리, BYD는 상대적으로 더 유리한 입지를 유지하며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셈이다.

“BYD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MG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데이터포스의 분석가 줄리안 리츠링거(Julian Litzinger)는 말했다. 특히 BYD는 등록 차량의 약 80%가 개인 및 법인 고객에 의해 이루어져,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요를 입증했다.

EU의 관세 정책은 현지 자동차 제조사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유럽 자동차 산업은 수십만 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낮은 배터리 비용으로 가격 경쟁력을 가져온 중국 제조사들은 이러한 관세 조치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일정 부분 잃게 됐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 배제된 경험이 있으며, 이번 조치로 인해 글로벌 수출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수출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으며, EU로의 수출은 2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은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관세 정책의 영향은 유럽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중국 전기차 등록 대수가 전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반면, EU에서 탈퇴한 영국에서는 같은 기간 중국 전기차 등록 대수가 17% 증가했다. 이는 영국이 새로운 관세를 도입하지 않은 점에서 기인한 결과다.

중국 제조사들은 유럽 내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 것이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단기적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닛산과 혼다는 전기차 역량 강화를 위해 합병을 고려한다. 협력 모델은 다른 제조사들에게도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EU의 관세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유럽 진출을 둔화시켰지만,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다. 제조사들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으로 몇 달간 중국 브랜드들이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을지, 혹은 유럽 시장에서 야망을 축소해야 할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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