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최근 북미 지역에서 V4 슈퍼차저(Supercharger) 충전 속도를 최대 325kW로 상향했다. 기존 250kW에서 30% 증가한 수준으로, 더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테슬라의 최신 급속 충전 인프라인 V4 슈퍼차저에 적용됐다. 다만, 현재 테슬라 차량 중에서 800V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한 사이버트럭(Cybertruck)만 최대 325kW 충전을 활용할 수 있다.
모델 3, 모델 Y, 모델 S, 모델 X는 400V 배터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여전히 최대 250kW 충전 속도로 제한된다. 즉, 이번 충전 속도 업그레이드는 기존 테슬라 사용자보다는 800V 기반 배터리를 채택한 타 브랜드 EV 사용자들에게 더 큰 혜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최근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타 브랜드 전기차(EV)에도 개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루시드 그래비티(Lucid Gravity), 쉐보레 실버라도 EV,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등 800V 이상 고전압 시스템을 갖춘 모델들이 테슬라 V4 슈퍼차저의 속도 향상을 체감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현대 아이오닉 5는 350kW급 충전기로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0분이 걸리지만, 테슬라의 기존 250kW 슈퍼차저에서는 29분이 소요됐다. 그러나 V4 슈퍼차저에서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V4 슈퍼차저가 북미 전체 슈퍼차저 네트워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8%에 불과하다. 테슬라는 전체 2,656개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운영 중인데, 이 중 222개 사이트만 V4 슈퍼차저가 설치되어 있으며, 1812개 사이트는 기존 V3 슈퍼차저(최대 250kW), 682개 사이트는 V2 슈퍼차저(최대 150kW)로 운영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103개 신규 V4 슈퍼차저 사이트를 추가 건설 중이며,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V4 슈퍼차저 스테이션에서 기존 V3 충전 캐비닛과 연결된 상태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V4 전용 충전 캐비닛(전력 공급 장치)이 향후 도입되면 최대 500kW까지 충전 속도가 증가할 전망이다.
V4 슈퍼차저는 테슬라 NACS(네이티브 차징 스탠다드) 플러그와 함께 비(非)테슬라 차량을 위한 어댑터도 기본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의 슈퍼차저 네트워크 개방 정책과 충전 속도 향상이 맞물리면서, 타 브랜드 전기차 이용자들에게도 테슬라 충전 인프라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그룹(현대·기아), GM(쉐보레·캐딜락), 포드, 리비안(Rivian), 볼보, 폴스타 등 주요 브랜드들이 테슬라 NACS 충전 포트를 채택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슈퍼차저를 통한 전기차 충전이 더욱 보편화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의 이번 V4 슈퍼차저 업그레이드는 충전 속도를 높이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흐름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