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와 닛산은 2026년 출범을 목표로 새로운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했으나, 합병 협상이 결렬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일본 자동차 회사가 합병 무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주요 쟁점에서 충돌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가 닛산을 자회사로 편입하려 했던 의도와 더불어, 혼다가 닛산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기술을 포기할 것을 요구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17일 요미우리 신문의 영문판인 The Japan News에 따르면, 혼다는 닛산에 e-Power 기술을 포기하고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닛산의 핵심 기술인 e-Power에 대한 혼다의 강한 견제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닛산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결국 합병 협상은 결렬됐다.
닛산은 e-Power 시스템의 3세대 모델을 개발하며 기술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닛산은 지난주 제품 로드맵 발표를 통해 차세대 e-Power 시스템이 2016년 출시된 1세대 모델보다 20% 더 효율적이며, 고속도로 주행 시에도 15% 더 높은 연비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닛산은 e-Power 시스템의 생산 비용을 1세대 모델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닛산은 미국 시장에 Rogue e-Power 모델을 출시하며 e-Power 기술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Rogue e-Power는 2026 회계연도에 출시될 예정이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Rogue는 2025 회계연도에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유럽의 Qashqai와 일본의 미니밴에도 3세대 e-Power가 탑재될 예정이다.
e-Power는 기존의 하이브리드 시스템과는 다른 독특한 구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엔진은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고, 전기 모터가 바퀴를 구동하는 방식이다. 닛산은 e-Power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을 전기차와 유사하게 작동한다고 강조한다.
닛산은 Note e-Power를 시작으로 Kicks, Qashqai, X-Trail 크로스오버, Sylphy 세단 등 다양한 모델에 e-Power 기술을 적용해왔다. 마쯔다 역시 MX-30 하이브리드에 유사한 시스템을 적용했지만, 엔진 대신 회전 엔진을 발전기로 활용하는 차이점이 있다. 마쯔다는 회전 스포츠카 개발 계획을 발표하며, Iconic SP 콘셉트카에 가솔린 엔진을 발전기로 사용하는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혼다 역시 자체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앳킨슨 사이클에서 작동하는 1.5L 및 2.0L 가솔린 직분사 엔진 기반의 새로운 e:HEV 시스템을 공개했다. 혼다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연비가 기존 모델 대비 10% 향상되었으며, 무게는 200파운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생산 비용은 2027년까지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 협상 결렬은 양사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혼다가 닛산에 e-Power 기술 포기를 요구한 것은 닛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동시에 핵심 기술을 포기하라는 압박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는 앞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지만, 하이브리드 기술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