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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조용한 근육질” 2025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T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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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조용한 근육질” 2025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 T5

브랜드 첫 하이브리드...전기차처럼 조용하고 SUV답게 탄탄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3-27 09:00

토레스 하이브리드 T5 모델 사진=KG 모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토레스 하이브리드 T5 모델 사진=KG 모빌리티
2025년형 KGM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KG모빌리티가 선보인 첫 하이브리드 SUV다. KG 모빌리티는 26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미디어 대상 시승을 이벤트를 펼쳤다. 센터에서부터 시작해 도심과 외곽 도로를 왕복하는 약 2시간 코스를 달렸다. 시승 차량은 기본 모델인 T5 트림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에 핵심 사양을 갖춘 모델이다. 도심 정체 구간과 고속화 도로가 혼재된 코스를 통해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의 성능과 효율을 체험해봤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에는 KGM이 BYD와 공동 개발한 차세대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됐다.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를 조합한 직병렬 듀얼모터 하이브리드 구조로, 전기차에 가까운 주행 감각과 높은 효율이 특징이다. 밀러 사이클, 가변 터보(VGT) 등 15가지 연비 향상 기술을 적용해 효율을 극대화했다. 실린더 내마모 코팅과 연료 350bar 고압 분사 기술로 출력을 높이고 배출가스를 최소화하여 내구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잡았다.

듀얼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하나의 모터는 구동을 담당하고(최대 약 177마력) 다른 모터는 엔진과 함께 발전을 전담한다. 두 모터가 직렬과 병렬 모드로 유기적으로 작동해 가속 성능과 연비 향상을 모두 노렸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T5 인테리어 사진=KG 모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토레스 하이브리드 T5 인테리어 사진=KG 모빌리티

변속기 (e-DHT)는 엔진과 전기모터의 힘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하이브리드 전용 변속기다. 이를 통해 EV 모드, 하이브리드 모드(HEV), 엔진 구동 모드까지 다양한 주행 모드를 지원하며, 상황에 따라 최적의 동력 분배가 이루어진다. 대용량 배터리은 약 1.8kWh로 동급 최고 용량이다. 전기모드 주행 비중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도심 주행 시 최대 94%까지 EV 모드로 주행 가능하다. 엔진 개입을 최소화해 연료 효율을 높인다.

KGM 개발팀은 이러한 듀얼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기술”을 구현했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전기모터의 활용도가 높고 엔진 개입 빈도가 줄어들어, 연비 개선과 주행 성능을 모두 잡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도심 구간에서는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초기 가속 성능과 정숙성이 특히 돋보였다. 출발 가속 시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토크 덕분에 전기차처럼 경쾌하게 치고 나가는 느낌도 받았다. 가솔린 엔진은 요구 토크가 높아질 때만 개입하며, 개입 시에도 진동이나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전환이 매끄럽다. 시내 정체 구간에서는 엔진이 대부분 꺼진 채 모터만으로 차량을 움직일 수 있어, 차량 정숙성이 탁월했다. 정속 주행 중은 물론 신호 대기 시에도 엔진 소음이나 진동이 없으므로 전기차를 타는 듯한 조용한 주행 환경을 체감할 수 있다. 이처럼 뛰어난 정숙성은 엔진룸·휠하우스 등에 흡차음재를 보강하고, 상위 트림에는 흡음형 타이어를 적용한 덕분으로 보인다. 소음 유입의 주요 경로를 차단하는 설계를 통해 낮은 속도에서는 엔진음은 물론 노면 소음까지 크게 줄였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주행 사진=KG 모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토레스 하이브리드 주행 사진=KG 모빌리티

고속 영역에서는 풍절음이 다소 실내로 들어오는 편이다. 상대적인 것이기도 하다. 저속 구간만큼의 정숙함을 유지하기는 어려웠다. 특히, 시속 100km 전후 주행에서 A필러 부근으로 바람 소리가 다소 유입되어 고속 정숙성은 약간 아쉬운 수준이다. 다만 엔진 소음과 진동 자체는 고속에서도 잘 억제되어 있었고, 엔진 회전수가 높아져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리는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고속 직진 안정감은 무난한 수준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 추가로 차체 하부에 배터리가 탑재되면서 무게중심이 조금 낮아진 덕분인지 차분한 거동을 보였다. 스티어링 휠도 적당히 묵직한 감각을 유지해 고속 주행 시에도 차량이 흔들림 없이 직진선을 유지하기 쉬웠다. SUV 특성상 급격한 차선 변경 시 약간의 차체 롤(기울어짐)은 느껴지지만,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T5 모델에는 18인치 타이어와 함께 서스펜션 댐퍼 세팅이 개선되어, 기존 가솔린 모델 대비 승차감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KGM는 이번 하이브리드 모델에 쇽업소버(쇼크 업소버) 업그레이드를 통해 노면 진동 흡수 능력을 높였다고 밝혔으며, 실제 주행에서도 과속방지턱이나 요철 통과 시 차체에 전해지는 충격이 이전보다 부드럽게 걸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 가솔린 토레스가 다소 단단한 승차감으로 지적되었던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노면에 대한 안락한 승차감으로 일상 주행에서 편안함을 제공한다. 서스펜션 거동은 안정적이면서도 유연한 편이다. 급격한 코너링이나 차선 변경 시에도 하체가 노면을 잘 따라가 차량이 크게 출렁이지 않으며, 무게 증가에도 불구하고 차체 제어가 세련되게 이루어진다. 18인치 타이어의 비교적 높은 편평비도 충격 흡수에 유리하게 작용해 승차감에 도움이 된다. 전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시스템 추가에 따른 중량 증가를 섀시 튜닝 개선으로 상쇄하며 주행 질감이 한층 세련되게 다듬어졌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후면 사진=KG 모빌리티 이미지 확대보기
토레스 하이브리드 후면 사진=KG 모빌리티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공인 복합연비 15.7km/L(18인치 기준)를 기록해 가솔린 모델 대비 연비를 약 41% 향상시켰다. 이는 동급 하이브리드 SUV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효율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다. 특히 도심에서는 전기모터 위주의 주행으로 엔진 개입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연비 이점이 크게 나타나고, 고속도로 정속 주행에서도 약 20km/L의 높은 실연비를 기록했다. 연비 향상의 숨은 공신은 회생제동 시스템이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발전용 모터가 제동을 걸어 에너지를 회수하며,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속도가 줄어들어 연료 소비를 줄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강한 엔진브레이크 효과 탓에 감속 시 차량이 살짝 앞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 수 있어 승차감 면에서는 호불호가 있다. 실제 시승에서도 제동 감각이 어색하게 느껴져 회생제동을 끄고 주행하는 편이 낫다. 참고로 회생제동 기능을 해제하면 주행감은 부드러워지지만, 그만큼 연비 효율은 다소 떨어진다.

현대 투싼 하이브리드와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가 주도하던 시장에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합리적인 가격과 독자 기술로 도전장을 냈다. T5 트림 가격이 3000만 원대 초반으로 책정되어 동급 대비 가성비가 돋보인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 개발 등으로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고 가솔린 모델 대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한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파워트레인 구조를 비교하면 현대기아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병렬식 단일모터 방식인 반면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직병렬 듀얼모터 방식으로 모터 주행 비중을 대폭 높였다. 실제 주행에서도 토레스는 엔진 시동이 걸리는 횟수가 적어 정체 구간에서 연비와 정숙성 면에서 유리하게 느껴졌다. 전기모터 출력도 토레스 쪽이 높기 때문에 초기 가속력에서는 경쟁 차종 대비 우위를 보인다.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KGM이 야심 차게 내놓은 첫 하이브리드 SUV로, 직접 시승해본 결과 전기차에 필적하는 정숙성과 경쾌한 주행감을 구현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향상된 서스펜션 세팅과 적절한 타이어 조합으로 승차감과 핸들링도 개선되어 일상 주행용으로 손색이 없다. 특히 시내 주행 비중이 높은 운전자에게는 잦은 EV 모드 운용으로 인한 연비 절감과 정숙성 향상이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반면 고속 주행 시 풍절음 유입은 향후 개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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