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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경의 정이가요] 픽업의 편견을 깨다… 실용 전기 픽업 무쏘 EV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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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정경의 정이가요] 픽업의 편견을 깨다… 실용 전기 픽업 무쏘 EV 시승기

이정경 기자

기사입력 : 2025-04-15 06:39

KGM 무쏘 EV 사진=이정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KGM 무쏘 EV 사진=이정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소비자들에게 ‘픽업트럭’은 고민 많은 선택지였다. 짐차라는 이미지, 도심 주행의 불편함, 좁은 2열 공간은 픽업을 선택지에서 밀어내는 요인이 되곤 했다. 하지만 픽업의 실용성과 적재 능력을 포기할 수 없는 소비자라면 무쏘 EV를 주목해 볼 만 하다. 기존 픽업의 단점을 보완해 ‘도심형 전기 픽업’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제시하고 있다.

일상 주행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만큼 기존 픽업 대비 전고가 낮고 전폭이 넓다. 안정감이 더 돋보이는 외관이다. 전면부 디자인은 기존 콘셉트카인 O100의 이미지를 상당 부분 계승해 호평받고 있다. 후드의 각진 라인과 점선 형태의 주간주행등(DRL), 입체감 있는 전면 범퍼까지 세련되면서도 픽업다운 당당함이 느껴진다. 전면부만 예쁜 차가 아니다. 후면부의 ‘KGM’ 음각 디테일과 도구를 형상화한 리어램프까지, 어느 면을 봐도 완성도가 높다. 최상위 트림인 ‘블랙엣지’는 휠아치, 사이드미러, 엠블럼 등 외장 요소를 블랙으로 통일해 강인하고 절제된 무드를 완성했다.

실내는 기능성과 감성을 균형 있게 담아냈다. 블랙엣지 트림에는 블랙과 브라운 투톤 인테리어와 엠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돼 고급스러운 감각을 더했다. 센터패시아에는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연결된 파노라마 와이드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았다. KGM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아테나 2.0’이 탑재되어 반응 속도와 그래픽 표현 모두 만족스러웠다. 다만 자주 사용하는 공조, 주행모드 등은 물리버튼이나 화면 하단에 고정으로 배치해두었다면 더욱 편리했겠다.

인상 깊었던 건 2열 공간이다. 픽업트럭에서 흔히 지적되던 뒷좌석 불편함을 확실히 개선했다. 중형 SUV 수준의 커플 디스턴스를 확보해 무릎 공간이 여유로웠고, 80mm 슬라이딩과 32도까지 젖혀지는 리클라이닝 기능도 적용됐다. 가족 여행이나 장거리 이동에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세팅이다. 실내 헤드룸도 1000mm를 넘는 수준으로 확보돼, 체구가 큰 성인 남성이 앉아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주행 시에는 전기차 특유의 부드럽고 정숙한 감각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디젤 픽업에서 느껴지던 진동과 엔진음은 거의 없고 가속도 자연스러웠다. 멀티링크 서스펜션 채택도 이런 주행감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요철을 지날 때는 충격이 비교적 직접 전달됐다. 하중 지지력을 고려해 서스펜션을 제법 단단하게 조인 세팅이라는 점이 느껴졌다. 최고출력은 2WD 기준으로 152.2㎾(약 207마력), 최대토크는 34.7㎏·m로, 일상의 온로드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활용해봤다. 코너가 있는 구간에서도 차선을 잘 따라갔고 속도 유지도 매끄러웠다. 다소 좌측으로 치우치는 느낌이 있는 구간도 있었는데, 이는 정밀 조율이 필요한 영역일 수 있겠다. 회생제동은 패들시프트로 3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었다. 최고 단계에서도 급격한 감속은 아니어서 회생제동이 강하게 체감되지는 않았다. 부드러운 제동 감각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 적합해 보인다.

KGM 무쏘 EV 인테리어 사진=KG 모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KGM 무쏘 EV 인테리어 사진=KG 모빌리티

데크 공간은 픽업 본연의 용도에 충실하다. 최대 500kg까지 적재가 가능하고, 리어스텝, 데크 램프, 8개의 고정용 후크가 기본 제공돼 활용성이 높다. 테일게이트는 컵홀더 형상을 갖춰 캠핑 시 간이 테이블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200kg까지 하중을 견딘다. 세 가지 커스터마이징 패키지(아웃도어, 클린데크, 스타일업)를 통해 롤바, 데크 디바이더 등 옵션 묶음을 장착할 수도 있다. KGM은 추후 슬라이딩 베드 등 단품 액세서리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무쏘 EV는 80.6kWh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했다. 2WD 기준으로 17인치 휠 장착 시 최대 400km, AWD는 362km 주행이 가능하다. 급속 충전 시 24분 만에 2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실외 V2L 기능도 지원된다. AWD 모델에는 셀프 레벨라이저가 적용돼 짐을 적재했을 때도 차량 높이를 자동으로 보정해준다.

전기차임을 고려했을 때 가격적 메리트도 상당하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포함하면 실제 구매가는 약 3000만원 중반부터 시작된다. 5년 기준 운영비 절감 효과가 경쟁모델 대비 약 1500만원에 달한다는 게 KGM 측의 설명이다.

전기 픽업이라는 장르 자체가 아직 낯설 수 있지만, 무쏘 EV는 이를 친숙하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모델이다. 짐을 자주 싣거나 레저활동을 즐기는 고객, 실용성과 경제성을 모두 챙기려는 사업자에게는 최적의 선택지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이정경 기자 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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