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닛케이 신문이 보도한 혼다의 캐나다 생산 시설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 검토설에 대해 온타리오 주 정부와 캐나다 연방 정부가 즉각적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하게 부인했다고 15일(현지시각) CBC가 보도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 총리와 아니타 아난드 연방 산업부 장관 대변인은 해당 보도가 정확하지 않다고 일축하며 혼다의 캐나다 사업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강조했다.
닛케이 "혼다, 캐나다·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생산 전환"
닛케이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의 자동차 관세를 부과한 이후, 혼다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일부 자동차 생산을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해 캐나다 자동차 산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혼다는 온타리오 주 앨리스턴에 대규모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대규모 확장 계획까지 발표한 바 있어 이번 보도는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에 대해 아니타 아난드 장관의 대변인 매튜 오코넬은 Radio-Canada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혼다는 캐나다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으며, 현재로서는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오코넬 대변인은 또한 아난드 장관이 화요일 늦게 혼다 캐나다 CEO와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 총리 역시 퀸스 파크에서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 해당 보도가 "전혀 정확하지 않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포드 총리는 화요일 혼다 캐나다 사장과 직접 통화했으며, 회사 측에서도 조만간 공식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혼다는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고 싶어한다"면서도 "현재 이미 100% 생산 능력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캐나다 생산 시설 축소와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혼다와 '150억 달러 계약' 여전히 유효"
닛케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혼다는 미국 내 판매 차량의 90%를 현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차량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 현지 생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향후 2~3년에 걸쳐 미국 내 생산량을 최대 30%까지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연방 정부와 가까운 소식통들은 Radio-Canada에 이번 사안이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도미닉 르블랑 국제 무역 및 정부 간 업무 장관은 이미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 총리와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행히도 일본 내 연락책과 대화를 나눴다는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지난해 혼다, 온타리오, 캐나다가 체결한 150억 달러 규모의 포괄적인 전기차 공급망 구축 합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혀, 혼다가 캐나다 시장에서 장기적인 협력을 지속할 의지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 협회(Automotive Parts Manufacturers' Association)의 플라비오 볼페 회장 역시 닛케이 신문 보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혼다 뉴스는 2년 및 3년 비상 계획에 대한 닛케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들은 통상적으로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한 계획을 세운다"고 설명했다. 그는 CBC 뉴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온타리오의 혼다 공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강조했다.
오토모티브 뉴스 캐나다(Automotive News Canada)의 디지털 및 온라인 편집자인 그렉 레이슨은 이번 보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 발표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회사들이 겪고 있는 '총체적 혼돈' 을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동차 회사들이 관세가 영구화될 경우를 대비하여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생산 시설 이전의 현실적 어려움
레이슨 편집장은 비록 자동차 회사들이 캐나다 생산량을 줄이고 미국 내 기존 생산량을 늘릴 위험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현실화되려면 2~3년의 시간과 2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는 단순히 공장 설비 일부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부지 확보, 공급망 재구축, 그리고 근본적으로 공장 전체를 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쉽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혼다의 캐나다 생산 철수설은 온타리오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발 빠른 부인과 혼다 측의 공식 부인 가능성 시사로 인해 일단 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국제 무역 환경 속에서 캐나다 자동차 산업계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략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