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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에 '빨간불'…BYD, 사우디 아람코와 손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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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에 '빨간불'…BYD, 사우디 아람코와 손잡았다

신에너지 자동차 기술 공동 개발.. 중동 지역, 차세대 전기차 격전지로 떠올라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4-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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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게 심상치 않은 소식이 전해졌다. 무서운 성장세로 테슬라를 위협하는 중국 전기 자동차(EV) 제조업체 BYD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공룡 사우디 아람코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22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아람코와 BYD는 신에너지 자동차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설정한 전기차 보급 목표 달성에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사우디 아람코의 기술 투자 자회사인 사우디 아람코 테크놀로지스(SATC)가 주도한 이번 계약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전통적인 석유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차량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환경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사우디 아람코는 지속 가능한 운송 솔루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람코의 기술 전략 및 조정 담당 수석 부사장인 알리 A. 알-메샤리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람코는 혁신적인 저탄소 연료부터 첨단 파워트레인 개념에 이르기까지 운송 효율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BYD와의 파트너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기존의 석유 기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미래 지향적인 재생 에너지 경제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향후 5년 안에 전기차 보급률을 현재 1%에서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특히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지적된다. 2024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는 고작 101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고 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테슬라는 지난 4월 10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대대적인 사업 출범 행사를 개최하며 공식적으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테슬라는 온라인 판매 채널 구축,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한 임시 팝업 스토어 운영, 그리고 자체 슈퍼차저 네트워크 확충 등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전기차 시장은 이미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와 무서운 성장세로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는 BYD 간의 치열한 경쟁 구도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발표한 2025년 1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며 BYD와의 경쟁 심화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CEO 일론 머스크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 등 여러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며 대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반면, BYD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저가형 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테슬라에게 강력한 도전자로 부상했다.

사우디 아람코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BYD는 중동 시장, 특히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서 테슬라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아람코의 전폭적인 지원은 BYD의 현지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향후 충전 인프라 구축 등에서도 협력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번 BYD와 사우디 아람코의 전략적 제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강자인 테슬라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BYD, 그리고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의 야심찬 계획이 맞물리면서 중동 지역은 차세대 전기차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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