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체리 자동차 대리점에 등장한 'AiMOGA(AI모가)'라는 이름의 인공지능(AI) 여성형 판매 로봇. 사진=체리
"누가 대리점에서 차를 사고 싶어 할까? 영업사원들이 그 경험을 끔찍하게 만드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체리 자동차가 흥미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27일(현지시각) 모터1에 따르면, 체리 자동차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지사를 통해 말레이시아 체리 4S 대리점에 'AiMOGA(AI모가)'라는 이름의 인공지능(AI) 기반 여성형 로봇을 배치했다.
상하이 오토쇼에서 첫 선을 보인 AiMOGA는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환영 인사를 건네고 춤을 추며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로봇의 주요 역할은 자동차 판매 컨설턴트이다. 체리 자동차는 딥시크(DeepSeek) AI 모델링을 통합한 ‘CheryGPT’를 통해 AiMOGA가 자연어를 이해하고 맥락에 맞춰 응답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생체공학 팔다리로 걷고 제스처를 취하며, 세련된 파란색 선글라스와 금발 머리까지 갖춘 AiMOGA는 외형적으로 인간과 매우우 흡사하다.
그러나 문제는 AiMOGA의 외모가 아니다. 공개된 영상에서 AiMOGA는 잠재 고객에게 신차를 소개하며 '매끈한 외관', '편안한 시트'와 같은 진부한 자동차 판매 문구를 쏟아낸다. 영상 말미에 AiMOGA가 던지는 "정말 인상적이죠?"라는 질문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2025년 현재, 인터넷을 통해 신차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소비자들이 대리점 영업사원의 진부한 설명에 지쳐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1995년에는 28.8k 모뎀으로 브로셔를 다운로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은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1950년대부터 사용되던 뻔한 판매용 문구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대리점을 건너뛰고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체리 자동차의 AiMOGA 로봇은 현재 말레이시아 대리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로봇이 과연 자동차 판매 방식을 혁신할 수 있을까? 아니면 시대착오적인 판매 전략을 답습하는 또 다른 사례가 될까? AiMOGA의 실험 결과는 앞으로 자동차 판매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