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트카라는 말로 정말 희한한 모습을 띄고 있는 차들이 큰 관심이다. 하지만 이런 컨셉카들이 실제로 구현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으로 가는 차와 날아다니는 차들까지 앞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차들이 우리를 언제나 설레게 한다.
이번 주 [김대훈 기자의 쏙카:영화 속 자동차 이야기]는 모터쇼의 단골 테마인 ‘미래차’를 엿볼 수 있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선택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연출작으로 어니스트 클라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영화는 가상현실이 지배하는 2045년의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하며 다양한 미래차(?)를 선보인다.
별 재미없을 거라 생각하면서 봤지만 의외로 재미있는 영화였다. 결국 가상현실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소중하다는 것을 너무나 쉽게 깨우치게 해 주는 그런 영화였다.
물론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자동차도 많다. 특히 살짝 나오는 트위지의 모습을 보면서 “어! 내가 아는 차가 미래에 나오네!!”하는 말이 튀어나온다. 어느 장면에서 나올지 한번 맞춰보는 것도 영화보는 재미 중의 하나일 듯 하다.
◇‘빽 투 더 퓨처’부터 ‘레디 플레이어 원’까지 미래의 상징이 된 ‘드로리안’
우선 ‘드로리안’ 자동차는 이름부터 생소하다. 영화 ‘빽 투 더 퓨처’를 알고 있는 세대라고 할지라도 자동차 이름보단 ‘타임머신 자동차’가 더 익숙하다.
지난 1985년 개봉한 영화 ‘빽 투 더 퓨처’의 타임머신 자동차 ‘드로리안’은 2018년 개봉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 소환됐다. 극중 주인공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의 애마로 등장한 드로리안은 타임머신 대신 이 영화에서는 경주 자동차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실제 드로리안은 그렇다면 성공작이었을까? 결론적으로 아니다.
드로리안은 GM의 엔지니어와 쉐보레의 총 책임자까지 오른 존 재커리 드로리안(John Zachary DeLorean)이 독립해 만든 자동차 회사 ‘드로리안 모터 컴퍼니(DMC)’에서 생산한 첫 차량이자 마지막 자동차다.
공식 명칭은 ‘DMC-12 드로리안’으로 영화 속 모델 디자인과 다소 차이를 보여준다.
드로리안 모터 컴퍼니는 1981-1983년까지 DMC-12 드로리안을 8583대 생산하고 종료했다. 특히 당시로는 파격적인 걸윙 도어와 은색 스테인리스 바디를 사용한 점이 특징이다.
외관 디자인은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차 ‘포니’와 폭스바겐 골프 1세대를 디자인한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맡았다.
처음 제작한 자동차인 드로리안은 기대와 달리 성능과 품질에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견됐으며 과도한 기술 개발 비용으로 인해 자금압박과 창립자 존 드로리안의 마약밀매 혐의로 결국 회사는 문을 닫게 된다.
이후 영화 ‘빽 투 더 퓨처’의 인기로 ‘드로리안’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
현재 드로리안 모터 컴퍼니는 미국 텍사스,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주에서 복원 및 수리를 맡는 업체로 운영되고 있다.
◇너,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전기차 봤니?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주연(?) 자동차는 ‘드로리안’이다. 하지만 2045년 배경을 돋보이기 위해 스티븐 스필버그는 르노 ‘트위지’, 미쓰비시 ‘아이미브’, 닛산 리프를 선택했다. 이 차량들은 기존 디자인에서 큰 변화 없이 영화에 등장하며 ‘전기차’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현재 트위지는 르노삼성이 수입 판매한 르노의 4륜 초소형 전기차로, 이미 유럽 시장에선 신개념 운송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가정용 220V 콘센트를 이용해 3시간 반이면 6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닛산 리프는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지난 2010년 일본과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유럽으로 확산되며 전기차 부문에서 판매 1위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닛산은 1회 충전으로 400km까지 주행 가능한 리프 2세대를 내년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쓰비시 아이미브는 지난 2009년 가솔린 소형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기차로 2륜구동(2WD) 4인승 차로 최대 속도는 시속 130km다. 한 번 충전으로 약 160km를 주행 가능하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마치며
영화를 본 뒤 느낌은 ‘부럽다’였다. 1981년에 생산된 ‘드로리안’은 아직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으며 현재 판매중인 전기차는 미래시대 소품으로 제격이었다는 점이다.
4-50대가 영화를 본다면 옛 향수를 자극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건담 로봇도 나오고 터미네이터가 쇳물에 들어가며 엄지척하는 장면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요소들을 잘 버무려 놨다.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 같지만 결국 현실에 충실한 삶이 성공의 길이라는 나름대로의 교훈도 전달한다.
결국 드로리안과 트위지 등의 자동차의 역할은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동행하는 소품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