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공개된 XC40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T4 단일 엔진이 전부다. 모멘텀, R-디자인, 인스크립션 총 3개 트림으로 나뉜다. 파워트레인은 모두 동일하며 2.0ℓ 4기통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만났다. 사륜구동이 모든 트림에 적용된다.
[리얼시승기]가 선택한 모델은 XC40 R-디자인.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았을 때 순간 치고 나가는 힘은 크게 와닿지 않는다. 공차중량이 1740kg으로 동급 모델에 비해 약 100kg정도 무겁다. 하지만 성능은 190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오히려 80km/h 이상 속도에 탄력을 받을 경우 시원하게 뻗어 나갔다. 고속 주행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속도를 올려 달릴수록 하체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게 느껴졌다. SUV 특유의 흔들림도 덜 했다.
XC40은 미니 컨트리맨, 벤츠 GLA, 랜드로버 이보크 등 동급 모델 중에서 지상고가 가장 높다.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된다.
R-디자인은 내부 인테리어를 오렌지색 펠트로 치장을 했다. 감각적인 색상으로 운전 내내 경쾌함을 선사했고, 대시보드에 달린 스피커는 노랫소리를 기가 막히게 뽑아내 신나게 운전할 수 있었다.
▲ 불편한 뒷좌석…시트 접혀 트렁크 이용 가능
뒷좌석은 별로였다. 등받이 각도 조절이 안 돼 오래 타니까 불편했다. 좌방석도 작은 편이라 체구가 큰 사람들이 앉으면 비좁을 것 같다. 다리공간과 머리공간은 넉넉한 편이었다.
뒷좌석 시트 위치를 앞좌석보다 높게 설계해 뒤에서도 정면 시야 확보는 좋았다. 하지만 2열 창문은 턱없이 작아 시야를 가려 답답했다. 겉모습 디자인적 요소를 위해 C필러를 플라스틱으로 덧대 두껍게 처리한 탓이다. 다행히 파노라마 선루프가 있어 답답함을 상쇄해주는 역할을 했다.
노면 진동도 꽤 전해졌다. 2열은 뒷바퀴 축과 가까워서 등받이 울림이 심했다. 팔걸이 안쪽 마감도 엉성했다. 천 하나로 덮어 놓았다.
특히, 음악을 틀어도 뒷좌석에서는 잘 들리지 않았다. 소리의 크기 문제가 아니라, 메인 스피커가 대시보드에 있어서 뒤쪽까지 소리가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았다. 8개의 스피커가 무색했다.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트렁크에 놓아둔 가방 속에 지갑이 있는 걸 깨달았다. 주행 중에 차를 세우기 어려웠는데 뒷좌석 시트가 접혀 쉽게 가방을 꺼낼 수 있어 유용했다.
연비는 아쉽다. XC40 T4 공인 연비는 10.3km/ℓ. 직접 경쟁 모델인 레인지로버 이보크 13.6km/ℓ, 벤츠 GLA 220 11.2km/ℓ와 비교하면 꽤 낮다. 시승을 마쳤을 때 연비는 8.4km/ℓ를 기록했다.
13km/ℓ대 연비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XC40 디젤 모델은 언제 국내에 출시될지 모른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계획된 건 없지만,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나중에 디젤 모델이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XC40은 XC60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아닌 벨기에 겐트(Ghent)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국내 XC40 판매 가격은 모멘텀 4620만원, R-디자인 4880만원, 인스크립션 5080만원.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부터 시작한 사전 계약을 약 1000대 가까이 마친 상태다.이 가운데 R-디자인이 60% 이상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XC40의 인기는 열광적이라 전 세계적으로 물량이 부족한 상태다. 볼보코리아 측은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고객 인도 시점은 연말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