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동차 메이커 중 자신들의 고유 디자인을 계승하고 유지하는 브랜드가 있다. 대표적으로 미니쿠퍼, 골프, 루비콘 등이다.
이처럼 자동차 디자인도 유행처럼 돌고 돌지만 꾸준히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보존하고 개선해 충성도 높은 마니아를 만들기도 한다.
이번 주 [영화쏙카]는 지난 1995년 개봉된 영화 <나쁜 녀석들> 1편에 등장한 자동차 중에서도 주인공의 차 ‘포르쉐 911 터보’ 코드명 964를 살펴봤다.
◇ 첫 장면부터 등장한 ‘포르쉐 911 터보’
영화 <나쁜 녀석들>은 미국 마이애미 마약 수사반 경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속 경찰로 등장한 주인공 마이크 라우리(윌 스미스)의 자동차가 포르쉐 911 터보다.
마이크 라우리(윌 스미스)와 마커스 버넷(마틴 로렌스)은 포르쉐 911의 컵홀더 때문에 티격태격하며 영화를 시작한다. 8만 5000달러 자동차에 컵홀더 하나 없냐는 마커스 버넷의 놀림에 마이크 라우리는 10만 달러라고 응수한다.
영화가 개봉된 1995년 당시 평균 환율이 760원인 것을 감안하면 영화 속 포르쉐 911 터보는 약 7600만원으로 추정된다. 1990년 대 초 국내서 판매된 현대차 ‘스쿠프’ 최고급 모델이 805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포르쉐 911의 가치를 가늠케 한다.
포르쉐 911은 1963년 356의 후속 모델로 생산된 스포츠카다. 인상적인 원형 헤드램프와 패스트백 디자인은 지금 911 모델의 시초가 되기도 한다.
영화에 등장한 모델은 포르쉐 911 터보 모델로 964의 3.6리터 터보엔진을 장착해 360마력에서 385마력까지 능력이 확장됐다. 특히 이 모델은 영화 이외에도 일본 만화 ‘완간 미드나이트’에 등장에 인기를 끌기도 했다.
◇ 잊을 수 없는 엔딩
영화 <나쁜 녀석들>은 액션 영화다. 마지막 장면 역시 포르쉐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마지막 장면 악당은 레이싱 자동차에 가까운 쉘비 코브라를 이용한다. 이 차량은 미국의 유명 레이서 캐롤 쉘비에 의해 만들어진 차량이다.
르망 24에서 활약을 펼치던 캐롤 쉘비는 지병으로 더 이상 선수로 활약할 수 없게 되자 제작자로 다시 한 번 자동차와 인연을 맞는다. 당시 영국의 AC 자동차를 이용해 레이싱카에 가까운 차량을 제작하게 된다.
유럽스타일의 작고 가벼운 차체에 강력한 미국 V8 엔진을 얹어 1961년 생산에 돌입한다. 당시 포드와 함께 제작에 돌입해 생산한 모델이 바로 쉘비 코브라다. 1967년부터 약 1000여대가 생산된 쉘비 코브라는 희소성 때문에 현재는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울 정도며 여러 중소회사들이 레플리카 형태로 생산하고 있는 모델로 꼽힌다. 국내서도 모헤닉 게러지를 통해서 구매가 가능하다.
영화 <나쁜녀석들>은 20년이 훌쩍 지난 오래된 영화다. 영화에 등장한 경찰차, 도로에 스쳐지나가는 자동차를 살펴보면 대충 당시를 짐작케 한다. 단, 포르쉐 911과 쉘비 코브라를 제외하고 말이다.
20년 그 이상의 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지금 도로위에서 직접 조우하게 된다면 포르쉐 911과 쉘비 코브라는 전혀 촌스럽거나 어색함이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