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와 '마리화나'로 알려진 향정신성의약품인 삼(hemp)이 자동차의 신소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고급 자동차 업체인 포르쉐는 삼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자동차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특히 삼 섬유에서 추출한 친환경 플라스틱은 자동차 뿐만 아니라 건축용 소재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농업법(Farm Bill 2018)을 통과시키면서 삼 재배를 허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간) 농업법에 서명하면서 미국에서 삼 재배를 합법화 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삼은 이제 규제약물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삼이 금기 작물로 인식된 것은 삼에서 나오는 성분인 카나비디올(CBD: cannabidiol) 때문이다. 이 성분이 환각이 보이는 증세를 일으킨다.
그동안 삼에 대한 연구는 주로 의약 분야에만 집중되었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과 투자자들은 삼 섬유에서부터 건축용 소재에 이르기까지 삼을 다른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앞으로 삼을 이용한 엄청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생각되는 응용 분야 가운데 하나가 바이오플라스틱이다.
삼을 재료로 한 바이오플라스틱은 플라스틱의 역사만큼이나 길다. 특별한 장점은 생분해성이라서 자연에서 쉽게 분해가 되어 폐기물을 남기지 않고, 또 재배에 많은 자원이 필요하지 않는다.
1941년 미국의 간판 기업인 포드자동차의 설립자인 헨리 포드(Henry Ford)는 삼 기반의 바이오플라스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삼 기반의 차량을 디자인했다. 상업화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포드는 공개적으로 "삼을 재배해서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삼림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곤 했다.
거의 100년이 지난 지금에 기업체와 투자자들은 다시 포드의 생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포르쉐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은 삼을 기반으로 한 재료로 자동차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스타트업 업체인 카네시스(Kanesis)는 삼을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으로 3D 프린터용 필라멘트 생산에 들어갔다. 또한 미국의 포장재 전문업체인 사나팩키징(Sana Packaging)은 삼을 이용해 만든 플라스틱으로 포장재를 만드는 데 착수했다.
지난해 헴비지니스저널(HBJ: Hemp Business Journal)은 삼 바이오플라스틱이 2022년까지 약 700만~1000만달러의 매출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관심과 수요가 급증해 최근 향후 3년 내에 2800만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다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