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시승한 5008 GT는 2017년 11월 선보인 모델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완전변경됐다는 정도의 느낌이 들 정도이다. 자동차의 핵심인 엔진과 변속기가 새롭게 변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푸조가 GT 라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는 최근 들어 국내외 차량 가운데 세단 모델의 판매는 주춤한 반면, 주 5일제와 단축근무제 시행과 이에 따른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트렌드 등으로 스포츠유틸리티(SUV) 판매가 급증한 점을 감안한 것이다.
아울러 주요 수입차 업체들이 별도의 튜닝 브랜드를 갖고 강력한 차량 성능을 구현하면서 최근 운전을 즐기는 고객을 유혹하고 있는 점도 푸조의 이 같은 행보에 힘을 보탰다.
현재 수입차 업계 1위 벤츠는 AMG, BMW는 M, 폭스바겐은 ABT의 튜닝 브랜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 푸조비즈타워에서 만난 5008 GT의 외관은 1년 전 이때 탔던 모델과 큰 차이는 없다.
외관은 유선형의 3008보다는 곡선과 직선이 적당히 조합된 2008에 가깝다. 다만, 2008과 비교해 5008 GT가 푸조 SUV의 플래그쉽 모델이고, 강력한 성능을 구현인 점을 고려하면 고급스러움이 더 묻어난다.
라이디에티그릴은 3008의 격자형도, 2008의 가로형도 아닌 다소 기하학적인 가로를 택했다. 1년전 모델과 차이가 없다. 라디에이터그릴 하단 역시 입체적으로 구성해 2008과 3008과 차별화 했다.
5008 GT 전면 디자인의 핵심은 헤드라이트와 안개등이다. 2008, 3008, 5008 모두 날카롭게 찢어진 야생 동물의 눈을 형상화 했으나, 5008 GT는 등 사이를 입체적인 앞범퍼가 치고 들어오고, 여기에 11개의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가로로 주라이트를 두르면서 전면 디자인에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안개등 역시 2008처럼 진공증착한 마감재를 들러 고급스럽다.
측면 디자인과 후면 디자인 역시 변하지 않으면서 기존 푸조의 SUV DNA(유전자)를 계승했다. 다만, 5008 GT는 플래그쉽 모델답게 볼륨을 강조한게 다르다.
사이드미러 아래 ‘GT Line’ 뱃지가 강력한 차량 성능을 말하고 있다.
종전 후면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풍성한 트렁크 도어가 여전하고, 리어 램프에 세개의 세로 줄이 들어가 얼굴에 위장 크림을 바른 인디언을 연상하케 하는 점도 그대로이다.
이들 요소는 5008 GT 외관에 강인함을 제공한다.
여기에 대형 차량에 주로 실리는 더블 배기구가 5008 GT에 실리면서 차량의 강력한 성능을 대변한다.
스마트키로 도어를 열자, 시인성이 탁월한 인테리어가 눈에 확 들어온다.
푸조가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A필러를 최소화하고 파노라마 썬루프를 5008 GT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넓고 군더더기 없는 대시보드와 고급스러운 센터페시아, 단순화한 계기판 등도 이전 모델과 동일하게 시원스럽다.
2008, 3008, 5008 등 푸조의 SUV는 모두 비슷한 내부 구조를 지녔고, 버튼 위치와 크기 배열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5008 GT는 8인치 액정표시장치(LCD)가 센터페시아 상단으로 놓인 점도 그대로이다.
시트 역시 착좌감을 높이기 위해 천연가죽과 가공 가죽을 혼합해 안정적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가솔린 엔진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숙하다.
그도 그럴것이 푸조는 우리 정부가 2005년 디젤 승용차 판매를 재허용하자, 국내외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같은 해 5월 푸조 407 HDi를 선보이면서 선진 디젤 기술력을 과시했다. 현재 프랑스를 달리는 차량의 50% 이상은 디젤 차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