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이 국내 자동차 트렌드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QM6을 통해 국내외 판매를 강화한다.
QM6은 2016년 QM5의 후속 모델로 선보이면서 르노삼성의 효자로 등극했다. 출시 첫해 QM6은 1만4126대가 팔리면서 자사의 전년대비 12.3%(22만9082대→25만7345대)의 고성장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국산차 성장세는 0.7%에 그쳤다.
르노삼성은 이번 신형 QM6을 통해 국산차 업계 3위 탈환도 동시에 노린다.
이번에 출시된 신형 QM6이 디젤 엔진을 버리고, 가솔린과 국내 SUV 처음으로 액화석유가스(LPG) 엔진을 각각 탑재했기 때문이다.
신형 QM6 가솔린과 LPG(LPe) 트림을 최근 모두 시승했다. 이번 시승은 서울 반포에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까지 왕복 140㎞ 구간에서 펼쳐졌다.
우선 QM6 LPe를 시승했다. 국내 첫 LPG SUV인 점을 감안한 선택이다. 카드형 스마트키를 통해 도어를 열자 화려한 실내가 눈에 들어온다. 르노삼성은 2012년 신형 SM3부터 키홀더를 카드 형태로 바꾸면서 미세한 부분까지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직관적으로 변했다. 역시 최근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12인치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외에 1열에서 보이는 차량 조작 버튼을 최소화 했다. 최근 나오는 차량의 디지털 화를 감안한 것으로, 모든 차량 조작은 이 12인치 LCD 모니터를 통해 가능하다.
아울러 이번 신형 QM6의 차량 내외부에는 진공증착한 재질을 대거 적용하면서 고급스러움을 한껏 올렸다. 내부에는 나파 가죽을 호시 처리해 고급감을 높였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2000㏄ LPG 엔진이 조용하다. 그만큼 이번 신형 QM6이 르노삼성의 역작이라는 다른 말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신형 QM6은 다른 동급 차량보다 주행 소음이 크게 개선됐다”며 “주행 중 터널에서 창문을 열면 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당에서 강남순환도시고속국도를 잡았다. 이곳은 서울 도심을 가장 빠르게 탈출할 수 있는 도로지만, 상대적으로 터널 구간이 많다.
르노삼성 관계자의 말 대로 시속 100㎞로 주행하다 운전석 창문을 내렸다. 주행 소음이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 국내외 2.0 SUV 주행 소음보다 훨씬 정숙하다.
직렬 4기통 엔진은 최고 출력 140마력에 최대 토크 19.7㎏·m지만, 치고 나가는 힘과 순발력은 대형 세단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8초대의 제로백에 다시 185㎞에 도달하는 시간이 10초 내외이다.
신형 QM6을 모는 가장 큰 재미는 rpm 바늘의 움직임이다. 속도계가 사라졌고, 대신 rpm 계기판이 디지털 속도계를 감싸고 있다. rpm 바늘은 가속 페달을 밟으면 크게 올라가고, 이어 속도에 맞는 rpm으로 돌아온다. QM6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터널이 많고 차선도 실선 구간이라 안전운전에 신경을 썼지만, 사각지대 경보 장치, 추돌과 충돌 경보장치 등이 작동하면서 신형 QM6이 안전 운전을 먼저 유도한다.
소하JC에서 서해안고속국도로, 다시 일직 JC에서 제2 경인고속국도를 잡았다.
국내 도로에서 가장 달리고 싶은 인천대교가 나타났다. 신형 QM6의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자 rpm이 크게 요동치면서 180㎞에 이어 185㎞에 도달한다, 그러면서도 신형 QM6은 인천대교 초반 회전 구간에서 정확한 핸들링과 코너링으로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였다.
동급의 국산 SUV를 몰고 급회전할 때 전복 위험을 느껴 무의식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르노삼성의 차량 제작 기술에 감탄했다.
QM6 LPe가 앞선 초대형 스포츠 세단 벤틀리를 잡았다. 벤틀리가 속도를 올려 QM6을 다시 추월한다. QM6의 탁월한 핸들링과 코너링, 중고속에서의 탄력으로 다시 벤틀리를 잡았다. QM6이 국내외 고급 세단과 SUV 등에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다만, 인천대교 중간 이후부터는 구간 단속이 있어 벤틀리와 경쟁을 마무리하고, QM6의 정속주행 기능(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작동했다. 이 기능 역시 안전하고 편안한 운전을 돕는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계기판에 뜬 QM6의 연비는 8.7㎞/ℓ로, 자동변속기와 조화로 공식연비인 8.6~8.9 ㎞/ℓ(5등급)와 큰 차이가 없다.
신형 QM6 LPe는 LPG 탱크를 트렁크 하단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탑재해 적재 공간을 극대화 했다. 도넛탱크 마운팅 시스템은 후방 추돌시 LPG 탱크가 탑승공간으로 침범하지 않도록 설계되면서 2열 탑승자를 사고로부터 적극 보호한다.
신형 QM6 LPe가 신차안정성평가(KNCAP) 충돌안전성 1등급 수준의 안전성을 획득한 이유이다.
신형 QM6 LPe의 장점은 경제성이다. 75ℓ의 도넛탱크의 80% (60ℓ)까지 LPG를 충전할 경우 1회 충전으로 534㎞를 주행할 수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399㎞를 주파하고도 135㎞가 남는다.
이처럼 뛰어난 안전성과 경제성, 업그레이드된 디자인 등으로 신형 QM6 LPe는 이달 초 일주일간의 사전 계약기간에 모두 1000대 이상이 팔리면서 흥행을 예고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QM6 LPe가 국내 SUV 트렌드를 바꿀 것”이라며 “친환경과 가성비를 겸비한 QM6 LPe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기에 가족 차량으로 최적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에 도착해 신형 QM6 2.0 가솔린(프르미어)으로 갈아타고 인천공항 제2 공항터미널을 찾았다.
현지에서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유일한 도로이기 때문이다. 제2 터미널로 향하는 공항 연결로에는 급회전 구간이 두어 번 나타난다.
이미 QM6 LPe를 경험했기 때문에 곡선 구간을 150㎞ 이상으로 돌았다. QM6 가솔린은 대형 수입차 못지않은 안정적인 주행 성능으로 질주 본능을 발휘했다.
차체의 고른 중량 배분이 흔들림 없는 주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 동급의 국산차에서 느낀 전복 불안감이 신형 QM6을 타고 싹 사라졌다고나 할까?
255mm/55R 99V 타이어와 19인치 휠의 탄탄한 접지력 역시 이 같은 주행 성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오른쪽에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을 두고 영종해안북로를 잡았다. 이곳이 5㎞의 직선도로지만 차량 통행이 다소 잦다.
힘껏 가속 페달을 밟자 신형 QM6 가솔린 역시 킥 다운 없이 속도를 올린다. 다만, 170㎞에서 185㎞ 도달은 QM6 LPe 모델보다 더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