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기 수입 스포츠유틸리타량(SUV)인 폭스바겐의 티구안이 확 달라져 돌아오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티구안은 2007년 1세대 출시 이후 세계 시장에서 30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국내에서도 1만대 이상 팔리면서 2014년과 2015년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2세대 신형 티구안은 지난해 11월에도 수입차 월간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신형 티구안이 기존 대중성에다 세련미와 고급감을 추가했으며, 여기에 최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대거 기본으로 갖췄기 때문이다.
사실 2차 세계대전 발발(1939년) 직전, 독일 히틀러는 인민(Volks)이 탈 수 있는 대중적인 차량(Wagen)을 원했다. 이 같은 이유로 나치노동조합 독일노동전선은 1937년 폭스바겐을 설립하고 이듬해 ‘비틀’을 선보였다.
그동안 폭스바겐이 세계적으로 대중성이 강한 모델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이다. 다만, 폭스바겐은 2015년 9월 불거진 디젤게이트(배기가스조작 사건) 이후 대중성에 최첨단을 입히기 시작했다. 최근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를 충족하면서, 경쟁력을 확보기 위해서 이다.
5년 만인 최근 신형 티구안의 핸들을 다시 잡았다.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이어 2010년대 수입차 거리로 부상한 영동대로에서 신형 티구안을 만났다. 신형 티구안의 첫 느낌은 5년 전 모델보다 세련되게 잘 빠졌다는 것이다. 기존 모델이 모든 고객을 만족하기 위해 평이한 디자인을 지녔으나, 이번 신형에서는 다소 손질이 가해졌다.
우선 보닛의 두줄 곡선이 네줄로 부드럽게 꺾였다, 라디에이터그릴은 두줄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기존 모델이 ‘1+1’ ‘1+1’ 2줄인 반면, 이번 신형은 가운데 엠블럼을 사이에 두고 1줄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3개로 나뉘어 졌다는 게 다르다.
아울러 하단 가로 라디에이터그릴이 메쉬(그물)형으로 변했고, 안개등이 하단 그릴 좌우측으로 이동했다. 발광다이오드(LED)헤드라이트가 더 얇아지면서 전면에 날렵함을 제공하고 있다.
측면과 후면 디자인은 더 풍성해졌다. 기존 모델의 경우 차량 2열 도어부터 후미등까지 캐릭터 라인을 뒀지만, 이번 신형은 1열 도어부터 후미등까지 도어 핸들 부분을 과감하게 꺾는 구조로 측면 디자인을 부각하고 있다.
도어 하단 굴곡도 더 아래로 내려가면서 차량 측면에 강인함을 더하고 있다. 18인치 알로이 휠에 실린 폭 235㎜ 래디얼 타이어는 변함이 없지만, 편평비가 5% 증가한 55%로 우수한 승차감을 구현하려는 폭스바겐 의지가 엿보인다. 이 타이어의 속도 기호는 V(240㎞ 주행 가능)로 변함이 없지만, 중량 기호는 100(800㎏ 탑재 가능)으로 기존 97(730㎏)보다 개선됐다. 최근 나들이가 많아진 트렌드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2열 윈도우에 붙은 연비 등급은 2등급으로 종전 모델과 같지만, 13.8㎞/ℓ에서 14.5㎞/ℓ로 0.7㎞/ℓ 늘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13g/㎞ 개선된 131g/㎞으로, 신형 티구안이 경제성과 함께 환경도 만족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후면 디자인 역시 후미등이 기존 둥근 형태에서 각을 살린 형태로 변했고, 번호판도 범퍼 바로 위에서 트렁크 도어로 올라오면서 굴곡감이 극대화 됐다. 루프레일과 파노라마 썬루프는 변함이 없다. 신형 티구안은 전장이 55㎜, 전폭이 30㎜ 각각 확대된 4485㎜, 1840㎜이지만, 전고는 40㎜ 낮아진 1665㎜로 유려해졌다.
변속기 위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2.0 직렬 4기통 디젤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이 조용하다. 최근 SUV에 가솔린 엔진이 실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솔린 엔진으로도 착각할 정도이다. 폭스바겐이 디젤의 경제성을 살리기 위해 흡음재와 방음제를 적재적소에 적용했다는 뜻이다.
영동대교를 잡았다. 차량이 뜸한 1차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8∼9초 정도에 100㎞를, 1500rpm에 찍었다. 신형 티구안의 2.0 디젤 엔진이 최고 출력 150마력에 최대 토크 34.7 ㎏·m인 점을 감안하면 탁월한 반응이다. 신형 티구안은 실용 영역에서 최고 출력을 내고, 넓은 rpm 영역에서 최대 토크를 구현해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모두 강력한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영동대교 북단에서 구리방향 강변북로를 잡았다. 신형 티구안 양옆 차로에 차량 통행이 다소 잦다. 다만, 신형 티구안은 차량 좌우측 후면 사각지대에 차량이 들어오자 사이드 미러 안쪽에 큼지막한 사각형에 불을 밝힌다. 직관적이면서 시인성이 경쟁모델보다 우수하다. 아울러 주변 차량이 위협적으로 접근하면 신형 티구안 스스로 경보를 울린다.
천호대교를 지나 차량이 다소 뜸해 가속 페달에 힘을 실자 신형 티구안은 120㎞(2000rpm), 140㎞(2500rpm), 160㎞(3000rpm) 등으로 속도를 높인다. rpm 변동 폭이 다소 있어, 운전을 즐기는 2030세대의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신형 티구안은 앞바퀴 굴림방식에서 흔한 언더스티리어링 현상 없이 곡선구간을 정교하게 주파한다. 바로 180㎞(3500rpm)와 200㎞(4000rpm)에서 이다. 신형 티구안을 4륜구동으로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형 티구안의 최고 고도는 이 정도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가죽 시트의 양 끝이 올라와 엉덩이를 지지해주기 때문에 고속 핸들링에서도 몸의 쏠림 없다. 열선 시트는 우수한 착좌감은 기본이며, 메모리 기능이 있다.
7단DSG 변속기와 조합으로 주행 모드를 선택하는 것도 신형 티구안을 모는 재미이다. 주행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와 사용자 모드가 있지만, 여기에 변속기 D/S를 조합하면 주행 모드는 더욱 다양해진다. 평균적으로 에코와 노멀, D는 정숙하고 연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알뜰 운전자와 가족중심형 운전자에게, 스포츠와 S는 배기음과 거친 주행 질감을 즐기는 운전자에게 각각 최적화 됐다.
남양주에서 서울양양고속국도를 잡았다. 차량이 많아 오토홀드와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 기능을 작동했다. 신형 티구안이 앞차와의 간격에 따라 가다 서다를 알아서 한다. 그러는 사이 차량 실내를 살폈다. 크롬 재질로 두른 두개의 계기판 사이에서도 차량 상황이 실시간 보여지고, 8인치 액정표시장치(LCD)에는 대부분의 차량 조작 상황이 투영된다.
여기에 헤드업디스플레이까지 신형 티구안은 운전하기가 편하고 즐거운 모델이다. 차량 조작 버튼 역시 센터페시사와 운전대 부근에 집중 배치돼 깔끔하다.
그러는 사이 차량은 양화진 성지로 들어선다. 주차를 위해 파크어시스트를 작동하고 후진 기어를 넣자 온열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지면을 향하고, 차량이 방해 물체를 만나자 알아서 차량 스스로 멈춘다.
신형 티구안의 에어리어 뷰는 차량 주변을 모니터에 투영해 안전사고 방지에 큰 도움이 된다. 자동 정지·출발 기능을 작동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신형 티구안의 장점 중에 하나가 적재공간이다, 축간 거리가 76㎜ 늘어난 2680㎜로 기본 트렁크 공간이 615ℓ지만, 4대 2대 4로 2열을 접으면 최대 1655ℓ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2열 등받이를 기울일 수 있고, 좌석도 앞뒤로 간격을 조정할 수 있어 장거리 여행에도 편하다.
이밖에 신형 티구안은 액티브 보닛,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트래픽 잼 어시스트,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플러스, 전방추돌경고 프론트 어시스트와 긴급제동시스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등도 기본으로 실렸다.
신형 티구안 가격은 지난해 말 현재 프리미엄 4133만9000원, 프레스티지4439만9000원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2세대 신형 티구안의 ‘새로움’은 ‘진화’가 아닌 ‘혁명’ 수준”이라며 “신형 티구안은 실용성과 안전성, 합리적인 가격, 탁월한 상품성으로 한국 고객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