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8월 20일 국토교통부는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Personal Mobility)에 대한 이용 활성화와 안전한 관리를 제도화하기 위한 가칭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활성화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후 2020년 12월 10일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통행 허용과 운전면허 규제완화를 골자로 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었고 다시 2021년 4월 21일부터는 전동킥보드의 운전면허 부활과 안전성을 다시 강화한 새로운 도로교통법이 시행될 예정이다.
본고에서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등장한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도로교통법의 주요 내용과 안전한 이용 활성화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 전동킥보드 관련 도로교통법 주요 개정 내용
그동안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었던 전동킥보드는 지난해 최고속도가 25km/h 미만이고, 총중량이 30kg 미만인 전동킥보드는 ‘개인형 이동장치’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받았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자전거도로를 통행할 수 있고, 자전거와 동일한 통행방법, 운전자의 주의의무가 적용된다. 2021년 4월부터는 운전면허가 있는 만 16세 이상만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할 수 있다. 무면허운전, 안전모 미착용, 인도통행, 음주운전, 2인 이상 탑승은 금지되고, 의무 위반시 처벌이 강화된다. 현행 법령에서는 운전면허가 없는 만 13세 이상도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지만 4월부터는 운전면허가 있는 16세 이상만 전동킥보드를 운전할 수 있으므로, 만 16세 미만인 청소년은 전동킥보드를 구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개인형 이동장치에 대한 도로교통법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전동킥보드의 안전과 이용 활성화
전동킥보드의 안전성과 이용 활성화는 트레이드오프(trade off)의 관계다. 전동킥보드의 안전성을 강화하면 이용 활성화가 지체되고, 이용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면 안전성이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초기에 공유형 전동킥보드의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운전면허를 없애고, 각종 처벌 등의 규제를 완화시켰지만 관련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다시 법령을 개정하여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용자가 증가하면 사고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자전거 교통의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관련 교통사고가 증가한 사례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전동킥보드의 사고위험성은 어느 정도일까. 필자의 사고분석 사례에 의하면 자전거보다 위험성이 높다는 것은 명확하다. 우선은 자전거보다 속도가 빠르다. 속도가 빠르면 제어가 어렵고, 제어에 실패하면 다른 사람이나 물체와 부딪칠 수 있다. 부딪치는 충돌속도가 빠르면 당연히 상해 위험성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전동킥보드는 바퀴가 작아 자전거보다 주행 안전성이 취약하다. 도로에 생긴 홈(포트홀)이나 턱, 돌부리, 요철에 걸려 쉽게 넘어지거나 제어를 상실할 수 있다. 이륜차사고의 치사율이 높은 이유는 운전자와 탑승자가 충돌 물체와 직접 부딪치거나 차체에서 분리되어 단단한 바닥으로 떨어져 충돌하기 때문이다. 전동킥보드도 이륜차보다 속도가 다소 느릴 뿐 상해의 특성이나 위험성은 별반 다르지 않다. 평균속도가 자전거보다 빠른 전동킥보드는 자전거사고보다 치사율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전동킥보드 사고는 매년 증가하다가 2020년에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고원인은 대부분 운전미숙과 과속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마도 지자체에서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경쟁적으로 도입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용이 많으면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고 사고 발생 빈도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시급히 안전대책과 체계적인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동킥보드의 안전한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결국 다른 교통류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안전한 이용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이미 만들어진 도로환경에 전동킥보드를 위한 이용공간을 새로 추가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기존에 확보한 자전거도로 또는 보행자도로를 분리시켜 PM도로로 활용할 수 있으나 현재도 자전거 및 보행자도로의 확충과 정비가 미비한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PM도로를 조성하면 자전거와 보행자의 안전이 위험해질 수 있다.
설익은 활성화 정책은 오히려 사고위험을 가중시키고 시민의 불편만 초래할 수 있다. 좁은 인도와 자전거도로에 방치된 전동킥보드를 어떻게 관리할지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강화된 안전대책이 실효성 있게 운영 가능한지 모니터링하고, 피해자 보호와 체계적인 PM 관리가 가능하도록 법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전동킥보드 뿐만 아니라 자동차, 자전거, 보행자가 모두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도로환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