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를 함께 떠받칠 전문경영인들의 면면은 다음달 중순경부터 열릴 주요 계열사 주주총회를 통해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사람은 정 회장과 전문경영인 4명이다. 현대차에서는 하언태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기아에서는 송호성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를 마친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도 3월 임기가 끝난다.
먼저 정 회장은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그룹을 대표하는 총수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연임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공석이 되는 자리다. 알버트 비어만 R&D·연구개발본부장(사장)과 하언태 울산공장 사장이 이미 퇴진을 결정했다.
먼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김걸 기획조정실장과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본부장,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지영조 이노베이션 담당이다. 이들은 정 회장과 함께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왔다.
여기에 정 회장이 직접 영입한 신재원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부장과 닛산 출신으로 현대차가 35년 만에 북미시장에서 혼다를 꺾는 데 일조했던 호세 무뇨스 사장(미주권역담당·글로벌 COO), 네이버에서 현대차로 건너와 미래형모빌리티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송창현 TaaS·서비스형 운송본부장 사장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일단 김 실장과 박 본부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중 박 본부장은 비어만 사장의 후임이 될 것으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박 본부장은 2014년 현대차를 떠나 지난해 복귀하기 전까지 현대케피코, 현대모비스 등 그룹 내 자동차 관련 계열사를 대부분 거쳤다. 현대모비스 재직 시절에는 정 회장과 함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함께 했으며, 현대차의 미래먹거리로 낙점된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총괄하는 중책도 맡고 있다.
김 실장은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있는 기획조정실을 이끌어왔다. 기조실은 계열사간 추진하는 사업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대한 밑그림도 맡고 있다.
기아에서는 송 대표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임인 박한우 사장이 임기 중간에 교체되면서 대표이사에 오른 그는 임기도 임기지만 전기차로의 전환을 준비 중인 기아의 핵심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기아가 글로벌 거점 중 하나인 중국에서 사업재편을 한 점 역시 송 대표의 연임설에 무게를 실어준다. 중국 사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CEO 교체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 대표와 안 대표도 연임설에 무게가 실린다. 그룹 내부에서는 두 사람 모두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견조한 실적을 냈다는 점을 근거를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