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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전, 리콜, 압수수색까지...현대차의 성장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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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이슈

소송전, 리콜, 압수수색까지...현대차의 성장통?

호주부터 중국,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리콜 이어져
차량화재, 대리점까지 각종 민사·집단소송도 잇달아

서종열 기자

기사입력 : 2022-06-30 17:01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중국, 호주 등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대규모 리콜에 이은 각종 소송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미국법인 앨리버마공장 전경.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중국, 호주 등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대규모 리콜에 이은 각종 소송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미국법인 앨리버마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글로벌 Top5 완성차업체로 발돋움한 현대차그룹이 대규모 리콜과 여러 소송에 휘말리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세기 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급격하게 커진 탓에 '성장통' 역시 심하게 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과 중국, 호주 등지에서 대규모 리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집단소송 등 각종 송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차북미법인은 지난 21일(현지시각) 2013~2014년 판매된 쏘나타 21만5171대에 대해 대규모 리콜을 결정했다. 저압 연료 호스가 열로 인해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리콜 배경을 설명했다.

리콜 부위는 엔진룸 내부의 저압 연료 펌프와 직분사 연료 펌프를 연결하는 저압 연료 호스다. 이 연료 호스는 엔진룸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서 균열이 발생할 수 있으며, 균열이 발생할 경우 연료 누출에 따른 화재 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같은 날 프랑스에서는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에어백 오작동 가능성이 있다며 기아 쏘울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기아프랑스법인은 2013~2015년 사이에 생산된 모든 쏘울 차량이 리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19일 제동장치 이상에 따른 화재 위험 가능성으로 인해 2014~2017년 사이에 생산된 iX35 등 18만대에 대한 리콜에 나섰다. 베이징현대의 설명에 따르면 브레이크 시스템의 유압식 전자제어장치에 합선이 발생해 극단적인 경우 엔진룸에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차는 지난 2월 리콜을 결정한 ABS모듈과 관련해 쏘나타, iX35 등을 소유한 차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진=미국 현대포럼 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는 지난 2월 리콜을 결정한 ABS모듈과 관련해 쏘나타, iX35 등을 소유한 차주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진=미국 현대포럼


호주에서는 28일(현지시각) 히터코어 문제로 2017~2018년 사이에 생산된 투싼 일부 모델에 대한 리콜을 결정했다. 현대차호주법인은 "제조상의 문제로 히터 코어에 대한 커넥터가 과열될 수 있으며, 연결부에 과도한 열이 발생할 경우 화재가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복되는 리콜에 소비자들도 집단소송을 제기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북미지역에서는 지난 2월 리콜을 결정한 ABS 모듈과 관련 집단소송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해당 내용과 유사한 집단소송은 태평양을 건너 호주에서도 제기됐다. 현대차호주법인이 판매한 투싼,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i30 등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차량 소유주들은 이에 현대차호주법인을 상대로 미국처럼 집단소송에 나섰다.

또한 4월에는 현대차의 엔진오일 소모량과 관련해 집단소송이 추가로 제기됐다.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현대차의 엔진이 과도한 엔진오일을 소모하게 만든다며 이에 대한 관리비용 및 품질문제를 지적했다.

현대차미국법인은 지난 21일(현지시각) 2013~2014년 사이에 판매된 쏘나타에 대규모 리콜을 결정했다. 사진은 쏘나타 2014년형의 엔진룸.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미국법인은 지난 21일(현지시각) 2013~2014년 사이에 판매된 쏘나타에 대규모 리콜을 결정했다. 사진은 쏘나타 2014년형의 엔진룸. 사진=현대차

엎친 데 덮친 격일까. 잇단 리콜과 송사에 곤혹스런 현대차그룹이 이번에는 독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독일 검찰이 배기가스 조작혐의로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법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대해 "독일 검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관련된 각종 이슈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반세기 만에 글로벌 Top5에 선정될 정도로 압축성장에 성공한 기업"이라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압축성장의 성장통이 지금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른바 '현대스피드'로 불렸던 현대차그룹의 성장방정식이 이제는 대규모 리콜과 집단소송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발생하고 있는 잡다한 이슈들을 잘 정리한다면 현대차그룹은 다시 한 번 퀀텀점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적극적이고 과감한 대응을 결정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모터즈 기자 seojy78@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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