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이자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K씨, 쉬는 날만 되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SUV를 몰고 캠핑에 나선다.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유일한 낙이다. 하지만, 최근 고민에 빠졌다. 여행에 필요한 짐도 늘었고 지금 타고 있는 SUV를 사업장에서 쓰기도 조금 작다.
어디선가 꼭 있음 직한 이야기다. 가진 돈이 많다면 얼마든지 풀사이즈 SUV를 사서 여기저기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건 본인이 더 잘 아는 일이다. 경기가 안 좋아지며 장사도 안 되는데 무리해서 큰 차를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사장님에게 딱 어울리는 차가 있다. 바로 르노코리아에서 니치 마켓을 겨냥해 만든 QM6 퀘스트 모델이다. 외관은 일반 QM6와 똑같지만, 뒷좌석이 빠지고 화물칸이 됐다. 단순히 화물칸이라서 화물차로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캠핑을 떠날 때 여유롭게 짐을 실을 수 있다. 적재 중량은 300kg으로 웬만한 짐은 다 실을 수 있다. 다만, 1t 트럭에는 못 미친다. 외형이 변한 게 아닌 만큼 공간의 제약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QM6를 본래 모습을 유지하고 기능만 바꿔놓아 승용의 승차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도넛 탱크로 한참 인기를 끌었던 르노코리아의 2.0 LPG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 등 제원은 승용 모델과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된다. 단지, 0.2km/L의 연비가 더 나가긴 하는데, 인증 절차에서 나온 결과니 큰 의미는 없다. 참고로 QM6 승용 모델은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를 발휘한다. 짐차로 쓰기에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정도는 아니다.
실제 주행을 해보면 가솔린차로 착각할 정도로 가속 성능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게다가 퀘스트 모델은 승차감이 통통 튀지 않는 게 큰 장점이다. 짐을 많이 싣더라도 트럭처럼 불쾌감이 들 거 같지는 않다. 서스펜션은 승용 모델과 마찬가지로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를 사용한다. 오래 타도 피로감이 덜하다.
영업용으로 쓴다면 운전자의 지구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뜻이다. 운송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꽤 중요한 포인트다. 무거운 짐은 아니지만, 운행 거리가 꽤 되는 택배차로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쉽다. 트럭이 들어가기 힘든 곳, 학교 주변 운행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곳에서 퀘스트 모델은 빛을 발할 수 있다.
QM6 퀘스트는 르노코리아가 신차 없는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얼른 급조해서 만든 차다. 그런 만큼 언제 사라질지도 모른다. 틈새 공략인 만큼 볼륨이 크지 않다. 신차가 나올 때면 찬밥 신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보면 이런 시기에만 특별히 나오는 한정판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직 실험적이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화물칸에 가려진 리어뷰 미러, 칸막이 때문에 다소 갑갑해진 캐빈, 그리고 부족한 편의 장비들을 예로들 수 있다. 268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도 풀어야 하는 과제다. 2.0 LPe SE.부터, 2.0 LPe LE 2810만원, 그리고 2.0 LPe RE 3220만원으로 제공된다. 포터나 봉고보다 비싸다고 생각한다면 답은 없다. 대신, 그들보다 조금 더 친환경적이라는 것, 저렴한 자동차세와 사업자 경비 처리 등 화물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장점이긴 하다.
르노코리아가 이달 할인 혜택을 적용해 팔고 있다. 한국인들이 애호하는 통풍 시트와 매직 테일게이트를 무상으로 제공해준다고 한다. 기본 모델에서 한 체급 무료 업그레이드인 셈. 이럴 때를 노려 한정판을 구매해보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