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4일 현대자동차는 조르제토 주지아로를 한국에 초청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주지아로와 함께 포니 쿠페 복원 프로젝트인 ‘현대 리유니온’을 진행했다. 정의선 회장의 취임과 함께 잊혔던 과거 헤리티지를 통해 고객소통 강화를 이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부터 이어져 오는 사람 중심의 혁신과 이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비전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를 실천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선택했다. 변화와 소통, 그리고 신뢰를 아우르는 것으로 3년 전 취임 이후부터 지속해서 강조해왔던 부분이다.
지난 5월에는 복원된 포니가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전시됐다.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진행된 ‘포니의 시간 전시회’에는 많은 방문객이 왔다 가며 지나간 같은 시간대의 정서를 공감했다. 현대차그룹의 ‘헤리티지 되찾기’ 행보는 정 회장의 새로운 경영 철학인 ‘퍼스트 무버’에 시동을 거는 일과도 관계가 있다. 기존 내연 차 시대의 막을 내리며 새롭게 찾아올 미래 모빌리티 사회에서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기반 자동차)와 자율주행, 나아가 기아의 PBV까지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향한 모든 키워드가 고객소통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다.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지금, 현대차그룹은 다음 스텝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된다. 그동안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서 꾸준히 끊임없이 달려왔다면, 헤리티지의 재정립을 통해 현대차 이미지 쇄신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되는 아이오닉5, 그랜저, 싼타페 등에서도 과거 헤리티지를 살린 디자인으로 출시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 회장의 고객소통 강화 노력은 포니 프로젝트에서 그치지 않고 N페스티벌과 더불어 월드투어링카챔피언십(WTCR) 등 모터스포츠를 강화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현장에서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도 N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꽤 높아졌다. 모터스포츠를 통해 밋밋한 패밀리카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이 이를 통해 추구하는 기업문화의 중심은 ‘고객’이다. 일례로 정의선 회장은 사내 게시판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다양한 일들을, ‘고객’을 위해서 같이 해 나가고 성취하는 회사가 되도록 합시다”라는 글로 고객 최우선 가치의 실천을 강조했다. 취임 후 처음 가진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도 “일상의 업무에서도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민해야 하고, 고객을 위해서 잘 하려고 하는 임직원은 뭐든 도와드리고 싶다”는 말로 기업문화 혁신의 궁극적 지향점이 고객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정의선 회장은 또한 “기업은 ‘인류의 삶과 행복에 대한 물음’을 바탕으로 고객이 진정으로 바라는 역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