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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고성능 뽐내는 아우디 RS e-트론 GT, 이래야 전기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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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시승기] 고성능 뽐내는 아우디 RS e-트론 GT, 이래야 전기차지

자꾸 비교되는 차, 형제 모델 포르쉐 타이칸
제로백 3.3초의 기절 직전 강력한 퍼포먼스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4-03-14 06:18

아우디 RS e-트론 GT 이미지 확대보기
아우디 RS e-트론 GT
전기차는 아직 밋밋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거기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모터의 출력은 높으면서도 최고속도가 제한적이라는 것. 생긴 것도 문제다. 배터리를 바닥에 깔다 보니 차체가 높아진다. 높아진 만큼 차가 둔해 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고정관념을 모두 깨는 차를 만났다. 가장 강력한 전기차 아우디 RS e-트론 GT를 타봤다.

이 차의 놀라운 점은 숫자에서부터 드러나니 제원부터 읊고 가야 한다. 배터리는 93kWh의 용량, 최고출력은 637마력에 최대토크는 84.8kg·m에 이른다. 네바퀴굴림 콰트로 시스템이 상시 작동한다. 안정적인 상태에서 제로백을 3.3초에 끊는다. 최고속도는 250km/h에 제한됐다.

사실 척추뼈를 급격하게 손상시킨다는 제로백 3.3초의 느낌을 위해서는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 가장 저렴한 체험 방법은 지인의 포르쉐 타이칸이나 테슬라 모델 S를 얻어 타는 것. 그게 아니라면 연두색 번호판을 단 렌터카를 빌리던가, 그것도 아니라면 2억원 정도의 견적을 뽑고 순진한 딜러의 뒤통수를 치는 방법이다. 다행히 기자는 일로 만난 사이라 돈 안 들이고 그 경험을 했다.

주행모드를 스포츠에 놓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피크를 찍고 떨어지는 롤러코스터의 느낌이다. 고소공포증, 그리고 눈을 감으면 안 된다는 차이는 있다. 접지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날카로운 블레이드가 적용된 탄탄한 21인치 합금휠에 265 / 35 사이즈의 타이어가 앞쪽에, 305 / 30 크기가 뒤쪽에 신겨져 있다. 서스펜션도 핸들링도, 그리고 브레이킹도 모든 세팅이 질주 본능에 맞춰졌지만, 승차감도 전혀 불쾌하진 않다.

포르쉐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배터리 용량도 똑같다. 이란성 쌍둥이와 같지만, 가격대나 성격은 조금 다르다. 트랙에서 타이칸을 타본 적이 있지만, 기분 탓인지 오히려 공도에서 타는 e-트론 쪽이 더 스릴감이 있는 편이다. 이들 둘의 공통점은 보통 전기차에는 없다는 2단 변속기다.

굳이 필요하진 않았지만, 모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방법으로 집어넣었다. 물론 이건 시속 250km라는 최고 속도에 이르기 전까지는 무게만 무거워질 뿐 주행하면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실내로 눈을 돌려보면 스포티한 느낌들이 강조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올곧은 직선들과 그 라인을 잘 살려주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붉은색으로 물들며 살짝 흥분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스티어링휠 뒤편으로 보이는 디지털 클러스터도 조금 복잡한 듯하지만, 레이싱 머신의 것을 보는 것처럼 재미난 구성으로 짜여 있다.

동급에서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뛰어난 것이 1억원 초반대의 테슬라 모델 S다. 하지만 여전히 감성 드라이빙의 문제, 완성도의 차이 덕분에 포르쉐는 수천 대의 타이칸을 팔 수 있었다. 근데, 이 차는 타이칸보다는 싸니 어느 정도 가성비가 있다고 얘기할 수 있게 된다.

아우디 RS e-트론 GT만이 가진 장점은 빼어난 외모와 더불어 슈퍼 스포츠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가진다. 제로백 탓에 모델 S를 굳이 라이벌 집단에 집어넣긴 했지만, 세단과 스포츠카의 느낌은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한가지 계속 아쉬운 건 이 차보다 타이칸이 더 인기가 있다는 사실이다.

아우디 RS e-트론 GT 인테리어 사진=아우디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아우디 RS e-트론 GT 인테리어 사진=아우디코리아



육동윤 글로벌모터즈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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