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갖고도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을 얻는 건 쉬운 게 아니다. 모든 게 수긍할만한 수준에 올라야 한다. 가격만 높이면 반감을 사게 되고 실용성만 쫓다 보면 대중성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미니 브랜드는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라는 수식어를 취하고 있다. 자신감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뉴 미니 쿠퍼 모델이 프리미엄에 어울릴 수 있는지 직접 시승하며 알아봤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미니코리아가 진행한 미니 쿠퍼 S 3도어 시승행사에서는 소규모 그룹처럼 이동을 진행했다.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호텔에서 가평 크레머리브루어리까지 가는 멀지 않은 코스지만, 고속도로와 국도를 적절하게 섞어놔 여러 가지 차의 성향을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
일단 스티어링 휠을 잡은 느낌은 이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디자인은 크게 변경됐지만, 그립감이 좋은 굵직한 림이 익숙함을 느끼게 해준다. 계기판은 없어졌다. 눈높이를 수동으로 맞춰야 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고 제법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그 시선의 멀지 가지 않은 곳에는 원형 메인 디스플레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아래에는 꼭 그렇게 귀엽지만은 않은, 여러 가지 기능 토글 스위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디자인보다는 직관성이 좋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 거 같다.
직물로 된 대시보드는 때가 탈까 걱정이지만, 전기차처럼 신선하고 깔끔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센터페시아 아래쪽에는 무선 충전 패드가 있고 시트는 버킷 시트처럼 허리춤을 잡아주는 그립감이 있다. 측면에는 전동 조절 버튼이 있다. 조수석까지 자동이니 충분히 대접받는 느낌도 받는다.
승차감도 제법 고급스러워졌다. 기술적으로 어떤 부분이 정확히 바뀌었다고 설명하기 힘들지만, 노면 충격 시 불쾌감을 전달하는 수준이 달라진 것 같다. 이번 모델에서 또 하나 달라진 것은 주행모드다.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변경할 수 있는 주행모드는 설정해놓은 테마에 맞춰서 변경할 수 있다. 코어, 고-카트, 그린, 비비드, 타임리스, 퍼스널, 밸런스 총 7가지 모드를 센터페시아에 있는 깔끔한 물리적 토글 스위치로 바꿀 수 있다. 고-카트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붉은색으로 열정적인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코어는 컴포트 모드다. 연비 운전을 부르는 그린 모드에 옛 클래식 미니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타임리스 모드를 선택할 수도 있다. 멀티미디어에 집중된 모드도 지원이된다. 운전자 기분은 언제나 달라질 수 있으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니가 추천하는 페이버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개인 설정으로 들어가서 자신만의 주행모드를 만들 수도 있다.
이번에 들어간 삼성 OLED 원형 디스플레이의 재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니만의 위트가 잔뜩 들어가 있는데, 실내 카메라를 이용해 운전자 및 조수석 탑승자의 사진이나 짧은 영상을 찍을 수도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5G 네트워크를 통해 메일을 보낼 수도 있고 디스플레이의 배경 화면으로 설정할 수도 있다.
퍼포먼스도 훌륭하다. 2.0ℓ 트윈파워 터보 4기통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204마력을 뿜어낸다. 공차 중량이 1355kg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무게당 마력비가 크게 높은 편이다.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제로백은 6.6초에 끊는다.
이외 운전자 보조 기능이라든지 주차 시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 퀄리티, 그리고 티맵 내비게이션이나 여러 가지 신박한 기능을 돌리는 미니의 OS9 신규 오퍼레이팅 시스템은 확실히 경차에서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어쩌면 독보적이라고도 생각되는 데, 작다고 만만하게 볼 수만은 없다. 그럼 여기에 맞는 이 차의 자체 평가 기준은 4810만원이다. 이번에 쿠퍼 S 단일 트림으로 나오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