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자동차 산업을 주도했던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BMW, 폭스바겐, 포르쉐 등 유럽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폭스바겐의 경우는 유럽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가장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CEO는 이달 초 “자동차 산업이 매우 어렵고 심각한 상황에 있다”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특히 독일 내 공장 폐쇄는 폭스바겐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로,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주가 변동을 넘어, 유럽 자동차 산업 전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세계 자동차 산업을 호령했던 유럽의 몰락은 무엇 때문일까. 유럽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3가지 주요 위기, 즉 중국 시장 침체, 유럽 내 판매 감소, 그리고 치열한 경쟁과 높은 전기차 생산 비용을 분석하고, 각 위기가 유럽 자동차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중국 시장 침체, 유럽 자동차 산업의 핵심 거점 붕괴
중국은 유럽 자동차 산업의 가장 큰 해외 시장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은 급격한 침체를 겪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승용차 판매는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 시장 침체의 원인은 한마디로 구매자가 줄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BYD 등 중국 토종 전기차 기업들의 성장과 함께 외국 자동차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할인 공세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소비자들은 (유럽의)내연기관 차량 대신 전기자동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 시장 침체는 유럽 자동차 기업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유럽 기업들은 판매 감소로 인해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는 유럽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쟁과 고금리.. 유럽 내 판매 감소
유럽 내 자동차 판매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유럽 각국의 선거와 정치적 불안정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가처분 소득이 감소하고, 자동차 구매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전기차 구매에 따른 소비자 부담 증가도 한몫했다.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높아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럽 내 판매 감소는 유럽 자동차 기업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투자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유럽 시장의 경쟁 심화는 가격 경쟁을 유발하여 수익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치열한 경쟁과 높은 전기차 생산 비용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유럽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기회이자 동시에 위협이다. 전기차 생산에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배터리, 모터 등 핵심 부품의 가격이 높고, 생산 시설 투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 이는 유럽 자동차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차 전환은 유럽 자동차 기업들에게 새로운 투자와 기술 개발이 필요한 과제다. 높은 생산 비용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럽 기업들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시장 경쟁력을 유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