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텔란티스그룹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하며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세계 4위 자동차 그룹을 이끌던 그의 사임은 단순한 경영진 교체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타바레스는 FCA(피아트 크라이슬러)와 PSA(푸조 시트로엥)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스텔란티스를 탄생시켰지만, 최근 몇 년간의 판매 부진과 내부 갈등이 그의 사임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 리더십 변화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복잡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이번 기사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현주소를 되돌아본다.
스텔란티스: 다양한 브랜드 속 복잡한 구조
스텔란티스는 미국, 유럽, 이탈리아 등 각국의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같은 다양성은 그룹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해왔다. 북미에서는 지프(Jeep)와 램(RAM)이 일정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유럽과 글로벌 시장에서 푸조, 시트로엥, 마세라티와 같은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브랜드 간 자원 배분과 시장 전략 조율의 어려움도 반복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타바레스의 사임은 이 같은 구조적 문제가 결국 수면 위로 드러난 사례로 볼 수 있다.
폭스바겐 그룹: 글로벌 리더십의 정점
폭스바겐 그룹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벤틀리, 람보르기니, 부가티 같은 다양한 브랜드를 소유하며 대중차부터 초호화 스포츠카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ID. 시리즈를 앞세워 글로벌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ID.4와 같은 전기차 모델은 유럽, 북미, 아시아 등 다양한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을 기지로 한 폭스바겐에게 다소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글로벌 경제 위기 속 제조 원가 상승에 대한 대응이 빠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일본 자동차 기업: 기술력과 신뢰성으로 승부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안정적인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토요타는 렉서스, 다이하쓰, 히노 등 계열사를 통해 각 세그먼트를 공략하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선두를 달리며 프리우스와 같은 모델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선도했다. 혼다와 닛산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혼다는 모터사이클과 전기차, 로봇 기술을 융합한 독특한 혁신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마쓰다와 스바루는 소규모 브랜드지만 독창적인 기술력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전동화에서의 상대적 늦은 대응이 주요 도전 과제로 꼽힌다.
현대자동차그룹: 빠른 전환과 글로벌 공략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현대,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를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분야에서 아이오닉 5, EV6, 제네시스 GV60 등 혁신적인 모델을 선보이며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인도, 유럽, 북미 시장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구축하며 지역별 특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또한, 자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과 배터리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현대차그룹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차량 수출 및 부품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다. 다만, 선진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리스크로 작용한다.
중국 자동차 기업: 글로벌 시장에서의 약진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과거의 저가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급화와 전기차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비야디(BYD)는 전기차 배터리 기술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으며, 샤오펑(Xpeng)과 니오(NIO)는 첨단 기술과 고급화된 전기차 모델로 유럽과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지리(Geely)는 글로벌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이라는 독특한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스웨덴의 볼보(Volvo)와 폴스타(Polestar), 영국의 로터스(Lotus)를 인수하며 유럽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를 자사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다. 더불어, 말레이시아의 자동차 제조사인 프로톤(Proton)과 영국 스포츠카 브랜드인 TVR에도 투자했다.
인도 역시 전기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마힌드라는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국내외 시장에서 그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타타그룹은 영국의 재규어 랜드로버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그룹은 아직 부족한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한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게 개선 사항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각국의 자동차 제조사들이 새로운 기술과 모델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따라서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변화의 모멘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