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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 위기 닛산, 이유는 전기차 전환 실패... 르노와 결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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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 위기 닛산, 이유는 전기차 전환 실패... 르노와 결별까지

중국 주도 전기차 대세에 내연기관차 의존 떨쳐내지 못해
르노와 파트너십 균열, 자금 조달·신모델 출시 어려움 초래
2026년까지 최대 56억 달러 부채 추산, 비용 절감 안간힘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4-12-09 04:54

닛산 자동차 쇼룸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자동차 쇼룸
자동차 제조 대기업 닛산이 생존을 위해 대규모 비용 절감 프로그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닛산은 지난달 중국 과 미국, 두 최대 시장에서의 판매 침체로 인해 현재 회계연도에 26억 달러(약 3조5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9000개의 일자리와 전 세계 제조 용량의 20%를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최고경영자 마코토 우치다는 급여를 50% 삭감할 예정이며, 최고재무책임자 스티븐 마도 사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닛산이 인기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경쟁사와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고는 미쓰비시, 르노와 체결한 유럽, 일본, 미국 시장을 아우르는 전략적 거래가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가운데 나왔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익명을 요구한 닛산 '고위 임원' 2명의 말을 인용해 "르노가 이제 닛산에 대한 재정적 지분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닛산은 내년에 사업을 계속하려면 일본이나 미국 정부로부터 현금 지원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때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군림했던 닛산이 파산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닛산은 무엇 때문에 이러한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일까?

닛산 영국 선덜랜드 자동차 조립 공장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영국 선덜랜드 자동차 조립 공장


전기차 아닌 내연기관차 고집


닛산의 위기는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미흡한 대응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닛산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춰 빠르게 전환하지 못했다. 경쟁사들이 혁신적인 전기차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동안, 닛산은 기존 내연기관차에 대한 의존도를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닛산의 주요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도 큰 타격이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닛산은 현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상실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판매 부진을 야기했다. 닛산 역시 이러한 경기 침체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닛산 영국 선덜랜드 생산 기지이미지 확대보기
닛산 영국 선덜랜드 생산 기지


르노와 닛산, 파트너십 균열


르노와의 관계 악화는 닛산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양사는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며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고, 문화적 차이와 경영진의 갈등은 협력보다는 경쟁을 심화시켰다. 특히,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의 체포 이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으며, 이는 닛산의 경영에 큰 불확실성을 야기했다.

르노와의 관계 악화는 닛산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르노가 닛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심지어 지분을 매각할 경우 닛산은 자금난이 예상된다. 또한, 양사 간의 협력이 부족해지면서 기술 개발이나 신모델 출시 등에 있어서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과도한 부채와 환경 규제


닛산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높은 부채 부담은 닛산의 투자 여력을 제한하고,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린다. 닛산은 2026년까지 사상 최대 규모의 부채를 지게 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잠재적으로 최대 56억 달러(약 7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영국 정부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는 등 강력한 환경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닛산은 영국에서 약 7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그 중 6000명은 선덜랜드에 있는 영국 최대 규모의 자동차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닛산은 영국 정부의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높은 생산 비용과 경쟁 심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터즈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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