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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읏랏차차] 일제 미니밴, 토종 미니밴 꺾을 수 있을까? ... 렉서스 LM50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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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읏랏차차] 일제 미니밴, 토종 미니밴 꺾을 수 있을까? ... 렉서스 LM500h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1-16 09:30

의전에 특화돼 있는 렉서스 LM500h와 함께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의전에 특화돼 있는 렉서스 LM500h와 함께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시간이 지나도 다시 기억을 되새김질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놓쳤던 아까운 것들이 언제든 다시 생각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탔던 시승차 LM 500h이 그러하다. 시승차는 4인승과 6인승 모델이다. 4인승 모델은 전적으로 쇼퍼 드리븐을 위한 차다. 36인치 대형 스크린이 캐빈을 나눠주는 격벽 역할을 한다. 구두를 잠시 벗어둘 수 있는 수납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우천시 필러 쪽에서 우산을 꺼내어들 수도 있도록 해놨다.

6인승 모델은 조금 다르다. 좌석 배치가 3열로 되어 있고 두 개씩 한 열에 배치돼 있다. 보통 우리가 봐왔던 미니밴은 2열에 2개의 캡틴 시트가 적용되더라도 3열에는 3명이 앉을 수 있는 벤치 시트가 마련돼 있기 마련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제 미니밴은 차폭이 좁다. 일본의 도로 사정상 차폭을 넓게 잡고 갈 수가 없다. 예를 들어 한국의 도로 폭은 최소 3m인 데에 반해, 일본의 도로 폭은 최소 2.75m부터 시작된다. 일본의 도로는 최소폭이 적용된 곳들이 많아 차가 좁을수록 운전이 수월해진다. 그래서 생긴 것도 이모양이다. 장담하건데, 이 디자인이 멋있다고 하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헌데 놀라운 점은 '넓을 수록 안정적이다'라는 물리적 법칙을 깨고 아주 훌륭한 승차감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뚜렷한 장점은 외관 디자인 논란을 잠재울 만큼 강력하다. 폭이 좁고 키가 큰 차가 불안하다는 것은 옛날옛적 '다마스'의 선례를 통해 알고 있지 않나. 농담처럼 "바람부는 날에는 컨테이너 화물차 옆에는 가지 말라"고 했다. 어쨌든 LM 500h는 쇼퍼 드리븐을 지향하는 럭셔리 미니밴으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뜻이다.

렉서스 LM500h의 뒷좌석에는 48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 LM500h의 뒷좌석에는 48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자리 잡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 이코노믹 기자

운전석에서 승차감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구동하는 파워트레인은 운전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로만 세팅이 돼 있는 느낌이다. 제동력도 안정적이지만, 물리적 법칙을 거스를 만큼의 능력을 발휘하진 않는다. 안전하게 VIP를 모셔야 하는 이유도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국내 미니밴 시장 강자인 카니발과는 이미지의 차이도 있다. 오롯이 승차감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2억원을 호가하는 가격대도 물론이거니와 의전시 특별한 느낌을 VIP에게 전달하는 역할에서는 렉서스가 가지는 프리미엄 이미지가 한참을 앞서 간다. 카니발의 하이엔드급 모델인 카니발 하이리무진과는 어떻게 비벼볼 수 있는 토요타 알파드와는 또 다른 이야기다. 여기서 특별함이란 대접받는 느낌을 말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보잘것 없는 디자인에도 그렇게 불티나게 팔렸나보다. 지난해 LM500h는 300대 이상, 예상치를 웃도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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