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부의 새로운 무역 정책이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폭스바겐 그룹(VW Group)이 포르쉐와 아우디의 미국 생산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미국 내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에 따른 대응 전략으로 풀이된다.
독일 경제 매체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는 폭스바겐 그룹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포르쉐와 아우디가 일부 차량 생산을 미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타진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바이든 행정부는 수입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일반 소비재보다 고가 제품, 특히 자동차와 같은 대형 수입품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유럽 브랜드들도 이 영향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도에서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건설 중인 스카우트 모터스(Scout Motors) 공장이다. 해당 공장은 폭스바겐 그룹 산하 브랜드인 스카우트(Scout)의 전기 SUV ‘트래블러(Traveler)’와 전기 픽업트럭 ‘테라(Terra)’를 생산할 예정이며, 향후 아우디 E-트론 등 일부 전기차 생산을 맡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델스블라트는 또 다른 생산 후보지로 테네시주 차타누가(Chattanooga) 공장을 언급했다.
폭스바겐은 2011년부터 차타누가 공장을 운영하며 미국 시장을 위한 VW 아틀라스(Atlas), ID.4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아우디 Q5나 포르쉐 마칸 같은 인기 SUV 모델을 차타누가에서 생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아우디·포르쉐 모델은 없으며, 이번 결정이 현실화된다면 미국 최초의 현지 생산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보도에 대해 폭스바겐 그룹 공식 입장은, 포르쉐와 아우디는 공식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아우디는 “미국은 아우디의 글로벌 성공에서 핵심 시장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해석되며, 향후 현지 생산 확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신중한 입장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점차 강화되고 있어, 유럽 브랜드들의 현지 생산 확대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르쉐와 아우디가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하게 된다면, 이는 수입 관세 회피뿐만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 유리한 가격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폭스바겐 그룹의 최종 결정이 언제 내려질지는 불확실하지만, 미국 내 생산 확대 여부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